26년 3월 22일 익숙한 편리
차량이 주차장 입구에 들어서면
차단기가 먼저 반응한다.
번호를 인식하고
아무 일 없다는 듯 올라간다.
조금 뒤
세대 안에서는 알림이 뜬다.
“0000 차량이 진입했습니다.”
집 안에 있는 사람은
누가 돌아왔는지 알 수 있다.
이 기능을
꺼달라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이유는 묻지 않았다.
차에서 내려
현관으로 걸어가면
또 하나의 장치를 만난다.
로비폰.
비밀번호를 누르거나
카드를 대거나
휴대폰으로 문을 연다.
문이 열리면
엘리베이터가 기다린다.
이미 버튼이 눌린 상태로.
편리하다.
그래서 아무도
이걸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는.
아파트의 이런 통신시설을
관리하는 사람은
관리실에 없다.
비용 때문이다.
외부에 맡겨야 하지만
그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직원들이 대신 처리한다.
문제는
고장날 때 생긴다.
문이 열리지 않으면
사람이 멈춘다.
사람이 멈추면
뒤가 막힌다.
그때부터
말이 거칠어진다.
“왜 안 열려요?”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아파트에서는
기다림이 길어지지 않는다.
편리함에 익숙해진 만큼
불편은 더 크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