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 TBM
소장님의 월요 조회가 있었다.
매월 한 번,
전 직원을 모아 회의를 하고
안전교육을 하는 자리라고 했다.
1년을 근무하는 동안
소장님이 세 번 바뀌었지만
이런 회의는 처음이었다.
사실 전 직원을 한자리에 모으는 일은 쉽지 않다.
관리실, 청소, 경비.
다 같은 아파트에서 일하지만
소속은 모두 다르다.
용역회사도 다르고,
관리 방식도 다르고,
서로 얼굴만 아는 경우도 많다.
소장에게 인사권이 있다고는 하지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
회사 대표와 상의해야 하고,
절차도 거쳐야 한다.
사람을 쉽게 자르지 못하는 시대라고 하지만
가만히 보면
그만큼 책임도 나뉘어 있는 시대다.
회의는 생각보다 단순했다.
소장님은 파일 하나를 꺼내며 말했다.
“앞으로 매일 아침 TBM 회의를 하고
사인을 하셔야 합니다.”
TOOL BOX MEETING.
원래는 공사현장에서
작업 전에 모여
안전과 작업 내용을 확인하는 절차다.
요즘은 현장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쓰는 방식이 됐다.
솔직히 말하면 형식 같기도 하다.
아침마다 모여서
비슷한 말을 하고,
사인을 하고,
흩어진다.
그래도 쓸모가 없는 건 아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사람 얼굴을 한 번 더 보게 된다.
누가 피곤해 보이는지,
누가 아픈 기색이 있는지.
말은 안 해도 티는 난다.
특히 이곳은
연세 많은 분들이 많다.
아파도 참고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오히려 누군가는 한 번쯤
얼굴을 살펴봐야 한다.
물론 현장에서는
그렇게 반가운 제도는 아니다.
“해야 할 게 또 늘었네…”
하면서 웃지만 속으로는 번거롭다.
잔소리도 들어야 하고,
사인도 해야 한다.
그래서 나도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도 얼굴은 한 번씩 봐야죠.”
사인을 독려하면서
그렇게 넘겼다.
생각해보면
일은 원래
혼자 하는 것 같지만
결국 사람 사이에서 돌아간다.
어쨌든 확실한 건 하나다.
이번 소장님의 방향은
안전과 TBM이다.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아침마다
서로 얼굴은 보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