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일지 25년 12월 6일 재활용장의 금덩이
재활용장의 가방에서 금덩이를 발견한 경비원이 주인에게 돌려주었다는 뉴스를 보았다.
경찰에서 표창하고 방송국에서 취재하고 아파트 게시판엔 칭찬글이 도배 됐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이런 선행들이 자꾸만 알려지고 퍼져나가 많은 이들에게
좋은 소식으로 기록되는 일이 많았으면 한다.
한편으로는 뉴스를 위한 뉴스가 안 되었으면 좋겠다.
혹자는 CCTV가 설치되어 사람들이 선행을 하고
분리수거를 잘한다고 CCTV 예찬을 하지만
나는 재활용장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행태가
현대사회의 문화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라고 생각한다
재활용장에는
종이를 모으는 톤백과 플라스틱, 비닐류, 스티로폼, 유리, 캔(철)과 우유팩, 폐건전지와 전등을 분리수거한다
요즘엔 페트병의 비닐을 벗긴 무색의 페트병을 모으는
비닐도 설치됐다
음식물 쓰레기는 밀폐용 기계가 따로 있는데 담아 온 비닐도
수전에 씻어 분리 배출한다
음식물 쓰레기도 배출해야 할 것과 폐기해야 할 것이 따로 있다
이사가 있는 날엔 각종 가구와 전자제품, 운동기구까지
많은 물건들이 이곳을 거쳐간다
예전보다 아파트의 문화 수준이 매우 높아졌다
재활용장 담당 반장님은
매일아침 일찍이 출근하여 1절지 사이즈의 비닐을 잘라
분리수거 물품 포장지를 만드는 일부터가 하루 일과의
시작이다
그리곤 박스에 붙은 테이프를 뜯어내고 납작하게
만들어 차곡차곡 쌓아 놓는다
잘못 들어간 비닐들을 골라내고 냄새가 나는 것들은
수전을 이용하여 씻어 분류하고
가득 찬 톤백이나 비닐들을 압착하여 묶어 수거차량이 가져가기 좋게 쌓아 놓는다
바닥을 쓸고 닦아 쾌적한 상태를 유지한다
외부에 가져다 놓은 대형 폐기물 중 스티커가 붙어있지 않거나
금액이 모자란 물건들을 선별하여 나에게 추적해 달라고 부탁
하면 내가 버린 사람을 찾아 연락을 취하는데
대부분 깜박했다며 다음날 붙여놓는다
이 외에도 주변정리 및 제초, 전정, 낙엽등
청소하고 관리하는 재활용장이 인당 4개가 있다
큰 일은 아닐지라도 70에 가까운 노인이 하기에 여유로운 일은
아니다 외각에 있어 날씨가 좋은 날은 많지 않다고
봐야 할 것이다
내가 이 뉴스를 접하고 생각했던 것은
선행의 모체가 우리 사회 독거노인의 문제라는 거다
금덩이를 버리고, 매트리스에 돈을 모아놓은
노인들은 독거노인에다 치매노인이었다는 거다
가족들과 소통이 막힌 독거노인들은 어쩌다가
차곡차곡 모아놓은 금품을 내다 버리게 되었을까
내가 근무하는 아파트도 혼자 사는 노인이 꽤나 많다
전등교체를 원하는 분, 수전교체를 원하는 분
변기가 막혀 뚫어 달라는 분
전용 부분은 관리실 소관이 아니지만 군말 없이 작업을
해준다
오히려 미안해하시고 돌아올 땐 음료 하나를 챙겨주시려 하니
돌아오는 길은 맘이 짠하다
자식들은 출가하고 출새 해서 잘 산다고 자랑하시지만
여기저기 혼자 살기에 벅찬 살림살이를 보면
외로움이 보인다
긴병에 효자 없다는 옛 말처럼
혼자서 외롭게 아파트를 지키며 자식들 짐 되지 않겠다고
괜찮다 괜찮아하시는 어른들을 보면
참 부질없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사람들이 영리한 건지 괘씸한 건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독거노인은 사회문제라는 거다
그것도 꽤 큰
봄이 오면 부모님께 드리는 용돈을 당장 줄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돈으로 한 달에 한번
고급 정장을 빌려 입혀드리고 호텔 뷔페에
모시고가 맛난 음식 함께 먹으며 사진을 찍어야지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찾아드는 커다란 불안과
공포를 이겨낼 수가 없을 것 같다
형편 생각해서 거절할게 100%
또다시 부모님과 쩐의 전쟁이 시작될 것 같아
겁나지만 이래도 불효자 저래도 불효자
나 하고 싶은데로 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