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람

by 김승수

파리들이 머리 주변에서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맴돈다. 주석은 갑자기 생긴 파리 떼에 귀찮은 듯 손을 휘저어 보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맴돈다.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주변에 파리가 꼬일만한 무엇인가가 있겠구나 싶어 주위를 둘러본다. 아니나 다를까 3m가량 앞에 까만 물체가 놓여있다. 주석은 성큼성큼 다가가 치우려 들다 깜짝 놀라 뒷걸음쳤다.


비둘기 사체다.


선배들 말로는 새벽에 일하다 보면 한 달에 두어번은 비둘기 사체를 마주할 때가 있다고 하였다. 그 이야기를 들었던 주석은 언젠가 나에게도 그날이 오겠거니 하고 대충 흘려들었었다. 하지만, 일을 시작하고서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기에 무방비 상태였던 주석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하지...’


주석은 비둘기 주위를 파리처럼 맴돌며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 문뜩 김 선생님이 오늘 출근하신 것이 생각이나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어어 주석씨 무슨 일이야?”


김 선생님은 약간의 거친 숨을 내쉬며 주석의 전화에 반갑게 반응하였다.


“선생님, 거기는 어떤가요? 오늘은 좀 괜찮으신가요?”


“괜찮고 말고 할 게 뭐가 있어. 그냥 하는 거지. 갑자기 왠 전화야? 딱 보니 뭐 있구만?”


“선생님 역시 귀신같이 알아차리시네요.”


“빙빙 돌리지 말고 얼른 이야기 해 봐.”


“그... 다름이 아니라요. 제가 오늘 비둘기 사체를 처음 봤는데, 이거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요?”


“깜짝 놀라서 전화했구만?”


주석이 멋쩍게 웃자, 김 선생님은 호탕하게 웃으며 주석에게 처리 방법을 알려주었다.

“옛날에야 우리가 종량제 봉투에 담아서 버렸지, 근데 요즘은 또 법이 바뀌어서 담당 부서에 알려주면, 민간 업체에서 와서 처리한다더라고? 나도 담당 부서 번호는 잘 몰라서 그런 거 보면 그냥 팀장한테 전화해. 그럼 알아서 해주더라고.”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오늘 일 끝나면 뭐 해?”


“네? 뭐 따로 계획한 건 없습니다.”


“그럼, 오늘 나랑 쏘주나 한잔 하자구. 원래 아침부터 그런 거 보고 나면 소주 먹고 싸악 내려줘야 해.”


“그냥 선생님이 한잔 하고 싶은 건 아니고요?”


“어유 절대 아니지! 우리 와이프가 들으면 깜짝 놀랄 소리를 해. 암튼 끝나고 봐.”


김 선생님은 다시 한번 호탕하게 웃으며 전화를 끊었다. 주석은 전화가 꺼진 휴대폰을 바라보며 피식하며 웃었다. 주석은 김 선생님이 말한 대로 팀장에게 문자로 비둘기 사체에 관련된 주소와 상태를 보고하고서는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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