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만감

by 김승수

테이블. 원목으로 된 테이블인 듯하지만, 뜯긴 부분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나무 재질의 스티커로 감싸진 좌식 테이블이다. 4명에서 쓰기에는 부족하지만, 2명이라면 충분히 쓰고도 남을 사이즈이다.


전주인이 알뜰살뜰하게 썼는지 여기저기 구멍이 뚫리고, 눌어붙은 듯한 자국이 역력하다. 이 정도까지 쓴 사람이라면 분명 더 쓸 수 있었을 텐데도 테이블을 내놓은 것을 보면 분명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하거나, 자금적으로 여유가 생겼을 것이다.


식탁, 책상, 테이블. 무엇인가를 올려 두는 역할을 하는 모든 것에는 사용하는 사람의 흔적이 남아있다. 학생은 빨간 볼펜 자국, 화가는 굳은 물감 자국, 가정주부는 눌어붙은 기름 자국. 각각의 추억과 삶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주석의 눈앞에 놓인 테이블의 한가운데에는 냄비 자국이 새겨져 있다. 주석은 뜨거운 열기를 그대로 품은 라면 냄비로 인해 둥근 모양으로 울어버린 나무 재질 스티커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상당히 쿨하시네.’


생김새가 어떠하던, 테이블은 본인의 역할을 다했다. 테이블 본인에게는 과격한 방법이었겠지만, 사용자가 포만감을 채울 때까지 냄비를 지탱해 주었다. 본인이 먼저 포기하지 않고, 사용자가 사용하기를 멈출 때까지. 주석은 눌어붙은 나무 스티커의 표면을 어루만져 주었다.

‘고생했다. 애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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