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부동산 찾기 1
책상을 두드리며 문을 노크하는 소리를 낸다.
책방지기: 계십니까? 상가 임차 때문에 방문했는데요.
몸을 돌린 후 안경을 꺼내써 부동산 중개사를 연기한다.
책방지기: 네네. 어서오세요. 어느 동네 알아 보고 계신가요? 삼덕동이요? 그 동네 비쌀텐데. 월세는... 괜찮으세요? 자 봐봐요. 삼덕동 시세가...
다시 몸을 돌리며 책방지기를 연기한다.
책방지기: (머리를 긁적이며) 네... 뭐... 이정도면... (관객을 바라보며 정색하듯 말한다) 안 괜찮았습니다. 제가 생각해 둔 상한선이라는 게 있었는데, 그 금액을 훌쩍 넘더라고요. 얼마인지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혹시 여기 계신 예비 책방지기분들이 놀라서 꿈을 접지 않으셨으면 좋겠거든요.
무대를 자유롭게 누비며, 문을 열고 닫는 듯한 행동을 한다.
책방지기: 제가 본격적으로 부동산을 돌아다니기 시작한 건 25년 10월부터였습니다. 처음에는 소극장들이 모여있는 남구에서 매물을 찾아보다가, 집 근처인 북구에서도 찾아보고 아주 정처 없이 돌아다녔죠. 대책 없고, 목적도 없이. 준비는 안 됐는데, 마음만 급한 전형적인 초보 사장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이곳 삼덕동에 와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건 친구와 대화였습니다.
의자에 앉는다.
책방지기: ‘야, 요즘 어디가 핫하냐?’ 친구가 대답했습니다. ‘대구에 핫한 곳이 어딨냐? 다 거기서 거기지.’ (잠시 침묵) 듣고 보니 맞는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반박할 수가 없었죠. 우리는 한참을 말없이 앉아 있었습니다. 그러다, 친구가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삼덕동은 어때? 거기 카페랑 소품샵 같은 거 많잖아?’ 삼덕동? 살면서 처음 들어본 곳이었습니다. 책방을 삼덕동에 차려놓고, 처음 들어본다고 하는 게 말이 되는가 싶겠지만, 진짜입니다.
검지 손가락을 펴서 자신을 가리킨다.
책방지기: 20대 남자. 여자친구 없음. 국밥 좋아함. 이 3가지만 해도, 아기자기하고 예쁜 삼덕동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치만, 데이트하기 좋고, 가게들도 느낌 있다고 하니, 상권이라도 보자는 마음으로 삼덕동으로 향했습니다. 그날이 초고록 책방지기와 삼덕동의 첫 만남이자, 앞으로의 인연이 시작될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