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동산 찾기 2

by 김승수

#4 부동산 찾기 2

책방지기: 처음에는 어떤 부동산을 가야 하는지도 몰랐습니다. 유튜버 선생님들이 여기저기 발품을 팔아야 좋은 매물을 찾을 수 있다고만 알려주셨거든요. 그래서 그냥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부동산으로 들어갔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려다 멈춘다.


책방지기: 꿀팁 하나 드리겠습니다. 부동산을 방문할 때는 꼭, ‘나는 부동산에 대해 훤히 알고 있다.’ ‘너에게 호구 당할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라는 표정과 목소리를 준비하셔야 합니다. (옷매무시를 정리하며 목소리를 낮춘다) 이렇게요.


결연한 표정으로 문을 열고 들어간다.


책방지기: (낮고 정중한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그러자 공인중개사분이 굉장히 호의적으로 저를 맞아주셨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저는 제가 기선 제압에 성공한 줄 알았습니다.


의자에 앉는다.


책방지기: ‘삼덕동 상가 매물 알아보려고 왔습니다. 평수는 15평 정도로 생각하고 있고요.’ 어때요? 필요한 본론만 깔끔하게 말하는 일목요연한 모습. 청년 사업가 같지 않습니까? 하지만, 문제는 다음부터였어요. 전에도 말씀드렸겠지만, 삼덕동의 월세는 생각보다 비쌌거든요. 공인중개사분의 미세한 한숨 소리에 저의 등은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안경을 쓰며 공인 중개사를 연기한다.

책방지기: 대표님께서 말씀하신 가격으로는 솔직히 어렵고요. 아... 제가 찾아보기는 할 텐데 찾을 수 있다고 장담은 못 할 것 같습니다.


안경을 벗으며 책방지기로 돌아온다.

책방지기: 멘붕이 찾아왔습니다. 요즘 동성로랑 삼덕동. 경기 안 좋은 거 아니었습니까? 월세는 그렇지 않던데요?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제가 그때 생각에 너무 감정적이었네요.

자세를 고쳐 앉는다.


책방지기: 처음 방문한 곳이니 그럴 수 있다고 마음을 다잡고, 인근에 있는 다른 부동산들도 방문하였습니다. 그리곤. 더 큰 멘붕이 찾아왔죠. 삼덕동과는 인연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실제로 그날 이후로 저는 삼덕동이 아닌 동성로 외곽의 매물을 찾아보고 다녔거든요. 하지만 조건에 맞으면서, 마음에 드는 매물을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렇게 속절없이 시간이 흘러가던 어느 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한 통 걸려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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