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책장 채우기
책방지기: 초고록을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초고록은 카페도, bar도 아닌 책방이다.’ 이었습니다. 책을 더욱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음료와 주류를 판매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이곳의 뿌리는 책방임을 저는 항상 머릿속에서 되뇌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책을 담을지가 더더욱 중요했죠. 책은 곧 책방의 얼굴이니깐요.
책에 붙여진 초고록 스티커를 가리킨다.
책방지기: 여기서 우리는 책방 이름이 왜 초고록인지 다시 한번 떠올려 봐야 합니다. 초벌로 쓴 원고를 뜻하는 ‘초고’와 기록할 ‘록’. ‘초고를 기록하다.’입니다. 대부분의 작가는 초고를 그대로 출간하지 않습니다. 몇 번, 많으면 몇십 번까지도 수정에 수정을 통해 원고를 완성해 내죠. 이 과정은 우리의 삶과 비슷합니다. 여기 계신 모든 분은 세상에 처음 태어나, 수많은 실패를 겪으며 자신만의 원고를 완성해 나가고 있죠. 초고록은 그런 사람들의 흔적들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입니다.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책방지기: 자.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초고록은 어떤 기준으로 책을 선정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봅시다. 초고. 쉽게 말하면 처음으로 쓴 원고입니다. 그래서 초고록은 ‘처음’이라는 단어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작가들의 첫 작품도 있을 테고, 이제 막 자신만의 책을 낸 신인 작가의 작품도 있을 겁니다. 더 나아가서는 처음에 관해 이야기한 작품. 관객과의 첫만남을 준비하는 희곡까지. 책은 다양한 종류의 처음으로 가득합니다. 초고록은 그런 수십, 수백 가지의 처음들을 책장에 꽂아두기로 했습니다.
무대 중앙에 위치 한다.
책방지기: 초고록도 이름처럼 처음을 기록해 나가는 중입니다. 여기 와주신 여러분들, 다양한 책들, 남겨진 방명록까지도 무엇이든 기록이 될 수 있습니다. 모두가 처음이고, 모든 것이 처음인 초고록에서 저는 언제나 책방지기로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잠시 침묵
책방지기: 오늘도 우리는 초고를 기록하는 중입니다.
암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