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뢰딩거의 심장

타인의 마음

by 다소니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양자역학의 특성을 설명하기 위해 에르빈 슈뢰딩거가 제시한 생각 실험이다.


생각 실험은 아래와 같다.

상자 안에 고양이 한 마리와 방사성 원소, 방사선 감지 장치, 독국물 병을 넣는다.

특정 확률로 방사성 원소가 방출되고 방출을 감지한 장치가 독국물 병을 깨는 구조로 설치한다.


만약, 상자 안에서 방사성 원소가 방출된다면 독국물 병이 깨져 고양이는 죽게 될 것이다.


반대로, 방사성 원소가 방출되지 않는다면 독국물 병은 깨지지 않고 고양이는 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상자 속 고양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위 상황은 상자 안에서만 이루어지므로 결국 우리는 고양이의 생사 여부를 알 수 없다.

그러니 상자를 열기 전까진 죽은 고양이와 산 고양이의 상태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도 똑같은 것 같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툭, 툭 내뱉는 말들이

어떤 이에게 상처를 줬을지도 모른다.

내가 상대의 마음에 칼을 꽂았는지, 얼마만큼 심장을 베었는지, 이 모든 건 상대가 말하지 않는 한 알 수 없다.


한 사람의 마음속에서 존재하는 따스한 심장이 차갑게 식어버렸는지, 망가져 버렸는지 나는 알 수 없다.

상자 안에서 독극물로 인해 부패된 고양이처럼

마음속에서 홀로 흉이 진 상처들.


쇼팬하우어는 각각의 사람들을 하나의 우주라고 말했다. 한 사람이 사라지는 것은 하나의 우주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가벼운 말 한마디가 한 우주의 소행성을 부시고 우주먼지를 흩뿌리는 일과 같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금이 간 우주는 한순간에 조각조각 무너져버릴 것이다.


타인의 슈뢰딩거의 심장을 생각하며 나의 말 하나로 하루의 시작이, 하나의 우주가, 한 사람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들여다본다.


타인을 끌어안는 잠깐의 시간이

나까지도 사랑하게 되는 순간이 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