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

김공주 이야기

by 느루


나에게는 두 살 터울의 오빠가 있다.

한참 우리가 국민학교 다닐 때 헐크 호간이니 워리어 니 하는 선수들이 나오는, 미국의 프로레슬링이 유행이었다.

토요일 학교가 마치면 늘 방송을 했던 걸로 기억한다.

워리어가 하던 형형색색의 끈도 한참 많이 들 팔뚝이며 다리며 동네 아이들이 매고 다녔다.

하루는 오빠가 제안을 했다.

레슬링을 하자고 한다.

난 정말로 죽어도 하기 싫다고… 했다.

보나 마나 내가 질 테니까

얼마나 그 기술들이 저 오빠는 써보고 싶었을까

우리의 링은 자기 전에 깔아놓은 잠자리요 가 바로 링이다, 제안인즉슨

오빠는 요 위 이불 안에서 시작을 하겠다는 거다.

한마디로 어드벤티지를 적용하겠다는 거다.

(오빠이므로) 그렇게까지 해주는데

안 하겠다고 하면 화까지 낸다.

진짜 하기 싫었은데 어쩔 수 없이 했다…

시작과 동시에 난 사정없이 밟았다.

레슬링 기술 따위는 난 몰랐다.

한 삼사 초 후에 이불 밖으로 눈물을 흘리면서 나왔다.

그렇게 밟는 레슬링이 어딨 냐면서

씩씩거리면서 다시는 너랑 레슬링 안 한다고

화를 냈다.

참 잘 되었다고 생각했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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