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김공주

김공주 이야기

by 느루

아빠가 봉사가 되는 줄 알았다.

그리고 난 펑펑 울었다.

어느 주말 친척들과 다 같이 바비큐를 해 먹는단다.

보통 때와 같다면 난 따라나섰겠지만,

난 그때 웬일인지 나서지 않았고 주말에 난 집에서

좋아하는 HOT가 나오는 가요프로를 보고 뒹굴뒹굴하고 있었다.


가족들이 돌아와야 할 시간이 되었음에도 오질 않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던 차에 전화벨이 울린다.

지금 응급실에 왔는데 아빠가 눈을 못 뜬다는 거다.


두 눈을 붕대로 감고 있고 조금 있다가 집에 갈 거라고 그렇게 연락이 왔다. 큰일 났다 망했네 우리 집은 아빠가 봉사가 되는 건가

그럼 운전도 못할 텐데 돈은 어떻게 벌지… 온 갖가지 생각이 다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깜깜한 밤이 되어서야 엄마의 부축을 받아 붕대를 칭칭 감고 아빠가 왔다. 그런 아빠는 낯설었다.

아빠는 언제나 힘이 세고 탄탄한 사람이니까

산에서도 내가 힘들면 나를 엎고 올라가 주는 아빠니까

그런데 울은 척은 하지 않았다.


다음날 옆집 아줌마에게 공주가 엄청스레 크게 울더라고 소문이 다 났다.

그때 나는 조금 부끄러운 마음이긴 했지만

눈물 콧물 흘리면서 정신 못 차리고 울었었기에 참 많이도 시끄러웠구나 싶었고,

다음부턴 이불을 폭 덮어쓰고 울어야겠다 생각했다.


다행히도 아빠는 봉사가 되지 않았다.

바비큐를 하기 위해 불판을 만드는 중 용접을 용감하게 맨눈으로 했다고 한다.

많이도 난 오해를 했었다.

며칠이 지나고 아빠는 눈이 다 나았다.


그때 아빠가 봉사가 되는 줄 알았을 때의

내 마음은 참 그랬다.

우리 어떡하지?

아빠는 그렇게 산 것이다. 우리를 위해서

지금은 아무도 아빠 곁에 없는 것이 슬프지만 마음은 늘 아빠 곁에 있으니까


일 번 타자 우리 김공주!

아빠는 모임행사에서 엠씨를 도맡아 보시고 늘 첫 번째로 일 번 타자 김공주를 불렀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