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의 어느날
이날 아내는 근 몇 년중에서 가장 바쁘고 타이트한 일정을 보냈다.
부부가 함께 3시간만 자고 아침 7시에 일어나
- 광명시 쪽에서 10~12시 강의
- 의왕시 쪽에서 14~16시 강의
- 온라인 19~22시 그룹코칭
숨가쁜 하루를 보냈다.
아내는 강사/코치로, 백수남편은 매니저 ‘김기사’로 아내의 일정에 함께 했다.
(잠들기 직전, 침대에 누워)
“아~ 오늘 정말 알차고 뿌듯하고 행복했다. 늘 오늘 같았으면 좋겠다 ^^”
“그러게! 우주, 오늘 강의 때 찍은 사진 좀 보내줘”
“응~ 지금 카톡으로 바로 보내줄게~”
(사진을 확인 후 얼굴 표정이 어두어진 아내...)
“하아...... 사진이 이게 전부야?”
“응. 그게 전부인데?”
“내가 사진 찍어달라고 같이 가자고 한건데, 고작 이거 찍고 온거야?”
“하아...... 영상촬영 하는거 도와달래서 매니저 역할까지 하면서 도와줬더니 화내는거야? 내가 왜 황금같은 시간과 에너지를 써가면서 널 도와주고 욕을 먹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럴 거면 앞으로 너가 알아서 다 해.”
“아니 사진찍는게 뭐가 어렵다고 그거 하나 제대로 못하는거야? 그래놓고 힘들다고 말한다고?!”
!!!@#!!@#!@#!#!#!@#!#!#!#!?!?@#!?#!?#
그렇게 또 다시 시작된 우리의 전쟁.
서로 찰싹 달라붙어서 꽁냥꽁냥 하면서 잠들기 직전, 사진으로 시작된 부부싸움.
생각지도 못했던 우리의 싸움이 생각지도 못했던 일상의 변화로 이어질 줄은 그땐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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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 다음날, 아내는 오후에 약속이 있어 집을 나섰고, 백수남편인 나는 집에 남았다.
사실 요즘엔 ‘의식성장’을 위한 워크숍에 참가하며 ‘의식공부’, ‘마음공부’에 열중이었다.
“나는 어떤 신념체계/맥락 안에서 살고 있을까?”
이 질문을 관조하기 위해 노트북 앞에 앉았지만, 1분 이상을 넘길 수가 없었다.
어제 밤 일어난 부부싸움이 계속 떠올라서.
‘내가 두 번 다시 도와주나 봐라!! 어떻게 도와준 사람에게 이럴수가 있냐고!!’
나의 감정과 생각을 다스리기 위해 마음공부 중이었던 나는 감정과 생각에 이리저리 휘둘리며 ‘억울함/분노/원망’의 사이클을 무한히 돌고 있었다.
‘지금 이 감정은 내가 생성하고 있는 거야... 그래... 다시 차분히 감정을 가라앉히고 오늘 할 일에 집중하자... calm down...'
하지만 3분 후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노트북을 두드리던 나는 도저히 관조를 계속해서 할 수 없었다.
‘젠장!! 아내 때문에 난 이틀이나 망쳐버렸어!! 제기랄!! 배은망덕한 아내만 아니었더라면 난 오늘도 깨달음의 경지에 한걸음 더 올라갔을 거야!! 이 모든 건 다 아내 탓이야!!’
그렇게 핑계를 대고 의욕이 떨어진 나는 침대에 누워 하염없이 멍을 때렸다.
집에 돌아온 아내는 14년 동안 심리상담을 해 온 코치님과의 만남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
격앙되었던 감정이 누그러졌는지 나를 안으며 화해를 시도한다.
휴... 아내가 먼저 손을 내밀어 주지 않았다면 난 몇날 몇일을 그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서로 간에 서운했던 점도 이야기를 나누고, 상대방에게 기대했던 욕구도 나누며...
생각지도 못한 합의점을 찾게 되었다.
- 아내의 ‘사랑의 언어’를 열심히 채워주는 남편의 가치를 인정하여, 일급 3만원을 준다.
- 남편은 더욱 적극적인 태도와 창의성을 발휘하며 집에 돌아온 아내를 기쁘게 한다.
- 남편은 이를 위해 매일 아내를 즐겁고 행복하게 만드는 1가지 방법을 정하여 실천한다.
- 남편은 매일 어떻게 아내를 행복하게 만들었는지를 SNS에 기록한다.
합의를 마친 우리부부는 서로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다행이다... 격렬한 싸움 끝에 창의적인 방법으로 해소할 수 있어서ㅋㅋㅋㅋ"
“아내를 행복하게 만드는 백수” (아.행.수) 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 아내를 행복하게 만드는 백수(남편)
- 아내를 행복하게 만드는 100(가지의) 수
2023년 7월 1일, 한량처럼 살아가던 백수 남편의 ‘사랑 넘치는 일상’만들기가 시작된다.
개봉박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