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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행.수 Day 1 "아내 음식 맛있게 먹기" (3)

by 한량우주


그리고 미안함과 동시에 큰 깨달음도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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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돈을 벌지 않는 지금의 나도 얼마든지 아내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부분이 있구나... 그리고 그게 그렇게 큰 것이 아니구나. 나의 웃음/감정 리액션만으로도 이렇게 아내의 마음을 채워줄 수 있는 거구나...’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 는 말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가장 가까운 사람을 통해 정말로 그러함을 경험하였다.


나에게 ‘계약’된 스무디 다섯 스푼을 다 마시자, 아내가 웃는 얼굴로

“여보, 냉장고에 스무디 매우 많으니까 맛있으면 더 마셔도 돼요^^”라고 말한다.

마치 ‘어쭈? 이눔시키가 오늘 웬일이야? 노력하는 게 쫌 귀엽다? ㅋㅋㅋㅋ'라는 표정으로.


나 또한 아내의 말에 (속지 않고 반격) ‘웃는 얼굴로 화답’했다.

“아냐~ 여보가 나보다 스무디를 더 좋아하는데, 내가 그 (고통을 당할 순) 즐거움을 빼앗을 순 없지~^^ 아, 나 이제 온라인 워크숍 쉬는 시간 끝나서 들어가 볼게!”


천만다행히도 온라인 수업을 들으러 간다는 내 말에 ‘남편아, 오늘은 내가 봐준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눈치 백 단의 아내. (난 백수, 넌 백단... 또르르... 하늘이시여! 이미 한량우주가 태어났거늘, 어찌하여 순수도 태어나게 하셨나이까...)


(한량우주의 이 처절한 외침은 훗날 후대 사람들에게 그 유명한 ‘기생량 하생수 (旣生良 何生修)’라는 말로 널리 전파된다.)



그렇게 ‘오늘의 한 수’가 지나갔다.

부부싸움의 끝에서 우연하게 시작된 ‘아내를 행복하게 만드는 백수’ 컨텐츠.


첫 시작이 좋다.

그리고, 앞으로의 99수가 뭘로 99번을 더 채워야 할지 심각하게 걱정된다. 점점 더 기대되고 심각하게 기다려진다.


내가 좋아하는 나의 명언으로 Day 1을 마친다.



“아내가 행복해지면 그 행복은 낙수효과가 되어 남편에게로 떨어진다.

따라서 아내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남편이 행복해지는 지름길이다."

- 한량우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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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ver)

“아내가 짜증 날수록 그 짜증이 남편에게로 떨어진다.

따라서 아내가 짜증이 나지 않도록 늘 조심, 조심, 또 조심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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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생존을 위해)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들,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우리 함께 힙을 합쳐 (아내에게 대항할 수 있는 그날이 오기까지, 포기하지 말고 수면 아래서 힘을 키웁시다 동지들이여!) 아내를 더욱 행복하게 만듭시다!



아.행.수 Day 1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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