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이 환장하는 영화가 있다면 바로 전쟁 영화. 아마 전 세계의 모든 나라 중에 남성의 99퍼센트가 군대에 가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남성은 전쟁, 총, 밀리터리에 관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고 이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은 남다르다.
02 | 전쟁과 남성복의 역사
우리가 즐겨입는 많은 옷들은 사실 군복에서 유래되었다. 트렌치 코트는 영국군이 우비 용도로 만든 것이 그 시작이었고, 무스탕은 2차 세계 대전 당시 높은 고도의 추운 온도를 견뎌야 하는 폭격기 승무원들을 위해 제작됐다. 봄버 재킷은 항공기 전투가 처음 도입된 1차 세계대전 당시 추위를 막기 위해 고안된 아이템이었다. 전쟁이 끝나고 실용성과 기능성을 두루 갖추었던 이러한 옷들은 여러 변형을 거쳐서 현대인의 옷장에 자리하게 되었다. 우리도 간접적으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한 예로 나는 군대에 가기 전에는 카고 바지를 거의 잘 입지 않았다. 하지만 군에서 카고바지의 자유로운 활동성, 건빵 주머니가 주는 넉넉한 수납 공간이 주는 편리함을 느낀 후에는 편하게 입는 날에는 거의 카고 바지를 즐겨 입게 되었다.(물론 개구리나 카모 패턴의 카고 바지는 피하고 있다.)
03 | 탱커 자켓, 기갑 부대원의 방한복
탱커 자켓은 원래 WWII 당시에 기갑 부대원의 방한복이었다. 영화 퓨리에서 전차장인 브래드 피트가 탱커 자켓을 입은 이유도 이 때문. 우리가 군 생활은 할 때도 다른 부대의 방한복이나 고참들만 갖고 있던 군밤 모자 같은 것들을 탐을 냈듯이 탱커 자켓은 다른 부대원들도 탐내는 자켓이었다. 기존에는 흔치 않았던 립 칼라, 2개의 패치 포켓, 그리고 짧고 박시한 핏의 심플한 재킷은 은 모든 지상군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04 | 밀리터리 웨어, 코스프레인가?
그런 생각 해본 적 없나? WWII 때의 군복은 사람들이 입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스타일리쉬하다고 생각하는데 왜 지금 우리가 깔깔이나 군 체련화, 군화를 입으면 이상하게 생각하는지. 내가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WWII 때의 군복은 시간이 오래 지나 사회에 녹아들어 군복이라는 느낌이 옅어졌지만 지금의 군복은 그렇지 않아서라고. 혹시 모른다. 100년이 지나고 체련화가 독일군 스니커즈처럼 될지, 아니면 우리가 그렇게 입었던 깔깔이를 전문적으로 복각하는 브랜드가 생길지.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은 밀리터리 웨어는 너무 군인처럼 보이면 안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고 오래되었다고 해도 군복은 군복이다. 그리고 트렌치나 무스탕은 많은 변형을 거쳐서 이제는 군복보다는 하나의 옷이 되었지만 그렇지 않은 카테고리의 옷들도 많다. 탱커 자켓도 그중 하나이다. 자칫 잘못하면 코스프레가 될 수 있는 이해도를 필요로 하는 옷.
브래드 피트가 멋있어 보이는 것은 브래드 피트여서이다. 우리가 브래드 피트처럼 똑같이 입으면 아마 작전 수행 중인 군인인 줄 알 것이다.
왼쪽처럼 풀 세트, 카키, 베이지로 도배하면 군인처럼 보이기 십상이다. 오른쪽처럼 바지를 청바지로 변주를 주던가, 신발을 부츠가 아닌 스니커즈나 더비로 변주를 주는 것도 포인트. 탱커 자켓을 입었지만 코스프레나 군인 같은 느낌 없이 깔끔한 스타일링.
05 | 탱커 자켓, 어디서 사야 할까
탱커 자켓, 사고 싶은데 어디서 사야 할지 고민이 된다면 빈티지도 좋지만 초보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빈티지는 고수의 영역. 그렇기 때문에 복각의 대가인 버즈릭슨과 리얼 맥코이를 추천한다. 두 제품 모두 다 그 당시의 디테일을 살려서 훌륭한 퀄리티로 재현한 제품. 개인적으로 부대 마크는 괜찮지만 계급장이 붙은 것은 선호하지 않는다. 너무 군복 같아 보이기 때문. 하지만 옷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에 달렸다. 각자의 주머니 사정과 체형, 추구하는 바에 맞게 알맞은 제품을 구매하길 바라면서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