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niel Oct 29. 2022

MA-1을 입으려면 마틸다처럼

FASHION IN MOVIES | 레옹

01 | 영화 레옹

가족을 잃은 소녀와 감정을 잃은 킬러의 이야기를 담은 레옹은 영상미와 내용적으로도 극찬을 받았지만 패션에 대해서도 주목을 받았다. 마틸다의 패션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기 때문. 속은 연약한 소녀였지만 마틸다는 험악한 주변 환경 때문인지 겉은 '톰보이'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실제로 영화 상에서 담배도 피우고 소녀답지 않은 옷들을 입었지만 애니메이션을 좋아했고 실제 총격전이 일어났을 때는 겁을 먹어 영락없는 10대 소녀의 모습을 보여줬다. 대중들은 이러한 상반되는 모습에 반했던걸 지도


02 | 마틸다와 레옹

A perfect assassin. An innocent girl.  They have nothing left to lose except each other. 완벽한 암살자

둘은 서로의 결핍된 곳을 채워주는 존재였다. 전문 킬러인 레옹은 마틸다를 만나기 전에는 감정도 행복도 없었다. 그저 생존과 의뢰를 위해 사는 존재. 항상 습격에 대비해서 잠을 제대로 잔 적이 없을 정도로 그의 삶은 일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마틸다 또한 마찬가지 그는 사랑받아야 마땅할 10대 소녀지만 그의 아빠와 새언니는 마틸다를 때리기 일쑤였고 새엄마는 관심조차 주지 않았다. 그랬던 둘이 우연히 만나 마틸다는 처음으로 사랑을 느끼게 되고 레옹도 점점 마틸다를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이전에 자지 못했던 잠도.


03 | 마틸다의 패션

 어떻게 입었을 때 옷을 잘 입었다고 해야할까? 트렌드에 잘 맞췄을 때? 비싼 옷들을 입었을 때? 여러 가지의 이유로 평가를 할 수 있지만 나는 내가 보여주고자 하는 모습을 잘 보여줬을 때 옷을 가장 잘, 멋있게 입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마틸다는 '옷을 정말 잘 입었다'. 마틸다는 그의 연약하고 여린 내면을 숨기고 터프하고 어른스러워보이고 싶어했기 때문에. 그리고 그런 마틸다가 보여준 톰보이적인 매력은 많은 여성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영락없는 순수한 12살의 소녀가 보여준 퇴폐적이면서도 걸크러쉬적인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었기 때문. 


 이런 마틸다의 패션의 중심에는 바로 카키색 봄버가 있었다. MA-1은 본래 군복에서 시작한 옷. MA-1은 원래 미 공군과 해군 조종사들을 위한 재킷이었다.  그렇기에 마틸다가 보여주고자 하는 모습과 잘 맞아떨어졌다. MA-1의 터프하고 투박함이  마틸다의 소녀스럽고 여린 모습 감춰주었고 목에 감은 초커는 나이에 맞지 않는 퇴폐적인 매력을 보여주었다.


소녀에서 톰보이로

04 | 오늘날의 MA-1 재킷

앞서 말했듯이 MA-1은 군복에서 유래되었다. 그렇기에 투박하고 터프하다. 검은색 MA-1도 많이 입지만 그래도 클래식은 카키. MA-1은 활용도가 정말 좋기 때문에 남자건 여자건 카키색 MA-1은 하나 갖고 있으면 좋다. 클래식한 MA-1은 실루엣과 디자인이 정말 기교 없이 정직하다. 적당한 총장, 과장되지 않은 실루엣, 그리고 유틸리티성을 위한 포켓. 하지만 오늘날의 MA-1은 스트리트 웨어에 편입되면서 많이 변형되었다. 과장된 어깨와 실루엣. 발렌시아가는 봄버에 솔더 패드를 넣고 총장은 짧게 팔은 길게 늘여 실루엣적인 재미를 주었고 베트멍은 오버사이즈 봄버를 선보여 패션 피플들에게 MA-1을 스트릿 씬에 각인시켰다.


기교가 없는 VISVIM의 토르손 봄버. 가격을 들으면 놀랄 것이다.(약 200만원)

05 | 마틸다처럼 입으려면

 마틸다는 오버사이즈도 각진 어깨도 아닌 일반적인 MA-1에 가까운 봄버를 입었다. 그렇기에 과하지 않았고 자연스러웠다. 아마 오버사이즈 봄버를 입으면 마틸다의 터프하고 퇴폐적인 모습이 블러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너무 작은 MA-1을 입었으면 오히려 여성스러워 보였을 수도. MA-1은 본래 군복이었기 때문에 여성에 맞게 너무 작게 입는다면 자칫 잘못하면 실루엣이 이상해질 수도 있다. 바지를 약간 덮을 정도의 총장과 살짝 여유로운 핏감이 키.


 또한 버건디 컬러도 하나의 포인트다. 여자들이 섹시하게 보이고 싶을 때 핑크 계열의 립이 아닌 짙은 레드립은 바르는 것과 같은 이유. 그리고 카키와 비슷한 채도를 갖고 있기에 둘의 컬러 궁합은 고민할 필요가 없다. 왼쪽의 아이유도 정말 멋있지만 버건디가 빠지니 조금 뭔가 밋밋하지 않은가? 제대로 소화를 하고 싶다면 버건디 컬러의 아이템을 하나 곁들여보자. 그럼 FW 시즌 필수 아이템인 MA-1을 즐기는데 조금은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친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향수,  르 라보 상탈 3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