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 Leather Schmetterling jacket
아워레가시의 22SS의 키워드는 텅 빈 도시였다. 코로나 때문에 텅 빈 거리를 배회하는 듯한 모습을 컬렉션에 담아내었다. 그리고 Nying 과 Jockum Hallin은 전통적인 소재의 믹스와 남성적인 카테고리로 여겨졌던 옷들은 중석적으로 풀어내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보이는 것이 지금 이 자켓. 모터사이클 베이스의 굉장히 남성적인 카테고리의 자켓이지만 나비 문양이 전체적인 무드를 센슈얼하게 만들어준다. 나비 모양의 타투는 1980년대 후반,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는데 아워레가시는 이를 가져와 Y2K 무드를 연출한 듯하다. 그래서인지 이 자켓은 일반적인 모터사이클 자켓의 남성스러움, 터프함보다는 센슈얼한 무드가 느껴진다.
리스토퍼 나잉과 자쿰 할린은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그들만의 가치관을 쌓아갔다. 10대 초에는 베테른 호 연안에 자리한 여유롭고 한적한 스웨덴 도시 옌셰핑, 창의적인 분위기가 개성이 넘치는 스톡홀름, 여유로운 로스앤젤레스의 감성과 파리 고유의 세련된 무드가 어우러지면서 지금의 아워레가시의 디자인 미학이 생겨났다. 흔히 스칸다나비안하면 미니멀하고 차분한 감성을 떠오르기 십상이지만 아워레가시의 감성은 달랐다. 90년대의 서브컬처를 기반으로 그들이 돌아다닌 도시들의 특징이 하나씩 보이는 듯하다. 자유로움, 여유로움, 세련됨.
아워레가시는 항상 소재에 집중한다. 원래 아워레가시는 가장 완벽한 티셔츠를 만드는 것에서 시작했다. 가죽 자켓에 있어서도 아워레가시는 타협하지 않았다 이탈리아산 그레인드 레더를 사용해 과하지 않고 고급스러운 광택감과 편한 착용감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컬렉션 인터뷰를 보면 편하게 입을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그런 것인지 호스하이드나 카프보다는 부드러운 양 가죽을 사용했다. 하드웨어 또한 람포 지퍼를 사용했다. 람포는 지퍼 중에서도 매우 고가인 지퍼로 Dsquared에서도 람포 지퍼를 사용하고 있다.
처음 컬렉션을 보고 이 자켓을 사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 난 이 팔의 나비 문양이 프린팅이거나 패치인 줄 알았다. 하지만 제품을 받고 보니 나비도 가죽이었다..! 나비 모양으로 가죽에 층을 내서 각기 다른 가죽으로 만든 것. 사실 1300유로라는 가격이 싼 가격은 아니지만 가격 그 이상으로 감동이 밀려왔다. 이런 사소한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든다.
옆에는 허리 부분을 조절할 수 어드저스트 벨트가 달려있다. 바이커 자켓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디테일. 전체적으로 크롭하고 핏하게 나왔는데 더욱 짧은 기장감을 강조하고 싶다면 조절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
런웨이를 보면 아워레가시가 어떤 의도로 이 자켓을 만들었는지 알 수 있다. 편하게, 그리고 쿨하게. 원래 이런 종류의 모터사이클 자켓은 슬림 진에 부츠를 매치해 섹시한 무드로 스타일링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아워레가시는 이번 컬렉션에서 기존의 남성성에 물음표를 던졌고 편암함과 실용성에 초점을 두었다.
바이커 자켓의 클래식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생로랑을 보면 아워레가시가 추구하는 것과는 매우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런웨이와 컬렉션은 브랜드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시각적으로 보여준 것이니 당연하다. 생로랑처럼 스키니 진, 날렵한 첼시 부츠보다는 여유로운 실루엣의 데님 혹은 카고 팬츠. 편안한 스니커즈 혹은 더비를 매치해보는 것은 어떨까? 간접적으로나마 리스토퍼 나잉과 자쿰 할린가 돌아다닌 스톡홀롬, 옌셰핑, LA의 자유로움과 쿨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Deja Vu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