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611. 버거움이 행복에 짓이겨진 날

상처를 중심에 두지 않고 감사를 중심으로 하루를 말할 수 있는 나.

by 김순현

하루를 끝낼 즈음,
가만히 앉아 오늘의 마음을 꺼내보았다.
사실, 별로 평탄한 날은 아니었다.
마음 한구석이 여기저기 뒤집혔고
몇 마디 말이 생각보다 깊게 스며들었다.
작은 오해, 묵은 감정,
예상하지 못했던 표정 하나가
나를 잠깐 흔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하루를 마치고 생각하니
나는 괜찮았다.
아니, 오히려 오늘 하루가
참 기쁘다고 느꼈다.

행복이라는 감정이
이토록 명확하게 와닿은 게 오랜만이었다.
그것도 사람에게서.
사람에게서 오는 행복이란,
언제나 불안한 만큼 아름답다.
그리고 오늘 나는,
그 아름다움을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였다.

기분 좋게 다정한 말을 들었고,
함께 웃고, 잠깐 기대었고,
누군가의 작은 행동이
내 마음을 천천히 덮었다.
그 안에서, 나는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견뎌왔는지
문득 알게 되었다.

오늘의 감사는 단단했다.
마음이 어지러웠던 만큼
기쁨은 더 깊었고,
그 기쁨은
나의 모든 피로를 조용히 눌러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엔
이런 하루를 온전히 '좋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나 자신이 참 대견스럽고, 멋지다고 생각했다.
상처를 중심에 두지 않고
감사를 중심으로 하루를 말할 수 있는 나.
그 마음이 오늘의 가장 큰 성취였다.

그러니 오늘,
나는 나를 칭찬해 주기로 했다.
참 잘 버텼고,
참 잘 느꼈고,
참 잘 살아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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