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은 여전히 여물지 않았고 바람은 무슨 망설임이라도 품은 듯
다른 해보다 느리게, 조용히,
숨을 죽인 채 다가왔다.
내가 눈치채기 전까지,
이 계절은
나를 오래도록 바라보다가
조심스레 발끝을 디뎠다.
햇살은 여전히 여물지 않았고
바람은 무슨 망설임이라도 품은 듯
내 어깨를 스치지 않았다.
마치 당신이 그랬듯.
그렇게
올해의 여름은, 나를 조심스레 다시 사랑해 주려는 사람처럼,
한 걸음씩 가까워졌다.
너무 빠르게 오지 않아서
오히려 다행이야.
이 계절을 감당할 준비가
올해는
조금 더 오래 걸렸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