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 그런 생각을 해. 나는 어떤 말을 남긴 사람이었을까.
사람이 사람에게 남기는 건
결국 말이더라.
네가 떠올리는 누군가의 얼굴엔
그날의 말 한마디가 같이 붙어 있지.
사랑한다는 말보다,
사랑해 봤자 뭐 하냐는 말이 더 오래 남고.
고맙다는 말보다,
그땐 너밖에 없었다는 말이 더 날카롭게 박힌다.
나는 가까운 사람일수록 조심해야 한다는 걸,
참 늦게 알았어.
가까운 사이니까 잘못 행동하고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거 같아.
말이란 게
의도를 따라 움직이지 않는 거 같아.
마음이 아무리 진심이 아니었다 해도,
그 한 마디가 네 마음속에 박힌 채
오랫동안 흐르지 않고 맺혀 있었다면
그건 결국 내가 잘못했던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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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 그런 생각을 해.
나는 어떤 말을 남긴 사람이었을까.
웃고 있는 네 앞에서
나는 얼마나 무례했을까.
내가 던진 농담,
내가 했던 한숨,
내가 지나치게 가볍게 했던 말들이
누군가에게는 오늘도
무거운 돌처럼 가슴에 얹혀 있진 않을까.
_
나는 이제,
조금은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어.
더 잘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내가 조금 더 괜찮은 인간이 되고 싶어서야.
칭찬 열 번보다 비난 한 번이 오래 남는다는 걸 안 이상,
나는 다정한 말들을 아끼지 않기로 했어.
한 사람에게 오래 남는 말이 된다면,
그게 상처가 아니라
온기였으면 좋겠어.
"좋아해."
“괜찮아.”
“힘들었겠다.”
“그래도 잘 견뎌줘서 고마워.”
이런 말이 너의 안에 뿌리처럼 내리길 바라.
_
가끔은 그런 다정이
한 사람의 인생 전체를
조금은 덜 무너지게 하거든.
나는 지금도,
내가 누군가에게 했던 어떤 말들 앞에 서 있어.
부끄럽고, 후회되고,
그 말만은 다시 주워 담고 싶고.
그래서 오늘도 다짐하듯 쓴다.
너를 비난했던 그 한 마디가
너의 마음 안에서 서서히 흐려지도록.
그리고,
그 비워진 자리엔
나의 미안함보다
너를 위한 따뜻함이 조금 더 오래 남았으면 좋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