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usage Rolls
‘People change,’ she said.
‘Oh, no they don’t. Look at me. I’ve never changed. It’s like those sticks of rock: bite it all the way down, you’ll still read Brighton. That’s human nature.’
― Graham Greene, Brighton Rock, 1938
소설 브라이튼 록(Brighton Rock)의 주요 등장인물인 이다(Ida)와 로즈(Rose)의 대화다. 작가 그레이엄 그린(Graham Greene)의 뉴런이 새로운 이야기를 점화한 순간을 상상하게 하는 대목이랄까? 그의 시냅스가 이름을 불러주기 전까지는 그저 보이지 않는 입자들의 배열에 지나지 않았을 어느 여름날의 기억: 파도가 실어오는 바람의 냄새와, 뜨거운 태양 아래 몸을 덥힌 모래들, 그리고 적당히 녹진해진 캔디의 달콤함. 언젠가 카뮈가 말한 대로, 우리 안에는 절대 지지 않는 여름(invincible summer)이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브라이튼 록의 브라이튼이 그러하듯 말이다.
록(rock)은 영국과 아일랜드의 해안 휴양지에서 주로 볼 수 있는 기다란 막대 모양의 사탕이다. 생산 공정의 대부분이 자동화돼 있지만 록의 내부만은 특별히 슈가 보일러(sugar boiler)라고 불리는 장인들에 의해 수작업으로 만들어진다. 오랜 시간에 걸쳐 설탕을 녹이고, 색을 입히고, 모양을 만들어 다시 굳히는 과정은 한 인간의 정신이 완결을 향해가는 여정과 어딘지 모르게 닮아 있는 것 같다.
Life was a series of complicated tactical exercises, as complicated as the alignments at Waterloo, thought out on a brass bedstead among the crumbs of sausage roll.
― Graham Greene, Brighton Rock, 1938
이다가 상징하는 브라이튼 록의 세계 반대편에는 소시지 롤(Sausage roll)의 세계가 있다. 주인공인 핑키(Pinkie)가 살고 있는 세계다. 소시지 롤의 세계에서 '정신의 고양'은 사치다. 그저 세계에 내던져진 채로 주어진 시간을 살아갈 뿐. 값싼 소시지 미트(sausage meat)가 그들의 영혼이라면, 겹겹이 두른 페이스트리는 그들의 육신이다. 원죄로 얼룩진 영혼은 역겨운 죽음의 냄새를 풍기고, 허약한 육신은 가는 데마다 악의 부스러기를 떨어트린다.
그러니 우리들 중 누가 진정으로 핑키의 죄를 물을 수 있을까? 우리는 결국 브라이튼 록이거나, 소시지 롤이거나, 혹은 그 중간 어디쯤의 무언가일 테니. 인간의 본성이 변하지 않는다는 이다의 생각은 틀렸다. 절대 지지 않을 것 같은 여름도 언젠가는 끝을 맞이할 것이다. 그러니 이제 그만 생각을 멈추고, 다시 돌아온 여름을 추억하자.
그 여름의 소시지 롤
큰 것 두 개(약 여덟 조각)
퍼프 페이스트리 시트 한 장
떡갈비 패티 세 개, 약 350그램
생 타임(thyme) 다진 것 한 스푼
넛멕 약간
달걀물 약간
오븐을 220°C로 예열하고 떡갈비는 으깨 놓는다.
퍼프 페이스트리 시트를 펼쳐 두께 약 0.5mm로 밀어준 다음 두 장으로 나눈다. 떡갈비 으깬 것을 올려 돌돌 말아준 다음 달걀물을 바르고 굽는다. 200°C 약 20분.
- 퍼프 페이스트리 시트의 레시피는 지난 '메이즈 오브 오너 타르트' 편을 참고하면 되겠다. 필링으로 사용할 소시지 미트는 구할 수 없어 떡갈비 패티를 대신 사용했다. 다진 고기를 이용해 직접 만드는 방법도 있지만.. 귀찮으므로. 생 타임이 있다면 꼭 넣자. 넣는 것과 넣지 않는 것 간에 맛의 차이가 크다.
- 차갑게 식은 소시지 롤은 지옥의 불구덩이에 던져져야 한다. 따끈하고 바삭한 소시지 롤과 차가운 에일 맥주는 천상의 하모니. 그러나 소시지롤 최고의 파트너는 역시 리즐링(Riesling) 와인인 것 같다. 아, 마음껏 술을 마실 수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 부럽다. 특히 여름 밤이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