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emorating a Birth

Peacetime Carrot Cake

by Literary Potato Peel Pie


2월의 대부분은 죽은 이들을 생각하는 데 쓰여졌다. 제임스 조이스, 버지니아 울프, 그리고 미키. 미키를 생각하는 일은 오지 않는 고도(Godot)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 어느 날 우리는 만났고 그는 눈과 귀가 멀었으며 나는 혼자 무덤가에 남았으니.



2월은 내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 달이다. 하나뿐인 동생이 태어난 달인 것이다. 봄의 전령이 비가 되어 내린 2월의 어느 아침에, 천진하게 땅위로 고개를 내민 새싹처럼 동생은 세상에 처음 제 모습을 드러냈다. 곧 밀어닥칠 고난(때늦은 폭설과 매서운 바람)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로. 밤새 속살거린 비가 무척이나 반가웠던 탓이리라.






당근 케이크의 탄생은 그러나 우발적 사건이었으니, 동생의 생일 아침에 냉장고 문을 열었다가 채소 칸을 점거하고 있는 당근 무리와 마주친 것이 그 시작이었다. 그들의 도발적인 주황색이 꺼진 불씨 하나를 점화했다. 최초의 당근 케이크도 그렇게 만들어졌던 게 아닐까?



Victory in the Kitchen ©Adrian Hunt


2차 세계 대전 중에 당근은 집 한켠에 방치된 애물단지에서 일종의 전략적 물자로 그 지위가 격상(?)했다. 값비싼 설탕 등을 대체할 재료로써 영국 정부에 의해 그 활용이 적극 장려되기 시작한 것이다. 영국 제국 전쟁 박물관(Imperial War Museum)에서 2016년에 발간한 <Victory in the Kitchen: Wartime Recipes>에 그 흥미진진(?)한 당근의 역사가 기록돼 있으니 시간이 나면 한번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실전 투입 가능한 레시피는 덤.



Wartime Poster ©Imperial War Museum


요즘의 당근 가격을 보면 그러나 설탕을 대신할 재료로써 당근을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사치라 할 만하다. 단위(그램)당 가격이 설탕의 두 배가 넘으니 말이다. 그러니 오늘의 당근 케이크는 그저 건강을 위한 것이라고 해두자.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그런데 저 닥터 캐럿은 여자일까 남자일까?




Peacetime Carrot Cake

13cm round pan


75g 중력분 혹은 박력분

½ tea spoon 베이킹 파우더

¼ tea spoon 베이킹 소다

⅛ tea spoon 천일염

¼ tea spoon 시나몬 분말 등 취향의 스파이스


75g 당근 간 것

20g 파인애플 으깬 것

20g 말린 과일(다크 럼 한 스푼에 재워 둔다)

20g 견과류(살짝 토스트해서 다져 놓는다)


달걀 한 개

동량의 황설탕

35g 버터

1 table spoon 파인애플 혹은 레몬즙(을 넣을 경우 레몬 제스트도 넣는다)

¼ tea spoon 바닐라 익스트렉(생략 가능)


Rub fat into flour, add dry ingredients and carrots and mix thoroughly. Add the syrup, reconstitute the egg and sufficient water to form a fairly stiff consistency. Place in a greased tin and bake in a moderate oven for 1 hour.

— War Cookery Leaflet No. 4 by the Ministry of Food, July 1943




+ 생일 기념 여행 이야기

동생의 생일을 기념해 오랜만에 강원도 여행을 다녀왔다. 그렇다, 강원도는 언제나 옳다.


1. 출발 전, 동네 스타벅스. 주로 오늘의 커피 가장 작은 사이즈를 마신다.

2. 평창 꼬로베이. 오늘의 브런치와 꼬로베이 파스타를 먹었다.

3. 인터컨티넨탈 호텔 알펜시아의 조식. 달걀 코너에서는 수란도 주문 가능하다. 버쳐 뮤즐리(Bircher muesli)도 맛있으니 꼭 먹자.

4. 강릉 테라로사 본점.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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