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고향의 우리 집 처마 밑에는 늘 제비집이 지어져 있었다. 아침이면 전깃줄에 앉아서 어지간히 말이 많은 제비가 사랑스러웠다. 작은 몸짓, 검은 색과 흰색이 섞여 있는 정장이 멋있었다. 특히 멋진 날개가 있지 않은가?
멋진 날개를 펴고 쏜살같이 날아 하늘 높이 한 바퀴 돌고 오는 제비가 부러웠나 보다. 난 자주 날아다니는 꿈을 꾸었다. 나는 다른 사람이 보지 않는 곳에서는 진짜 잘 날아 다녔다. 나의 날아다니는 기술은 가히 놀랄 만했지만 그 기술은 남들이 보는 곳에서는 감추었다. 그리고 밤이 되면 나는 우리 고향 마을을 밤새도록 날아다녔다. 제비는 낮에 날고 밤이 되면 집에 와서 자지만 나의 날기는 밤이 되면 시작 되었다. 밤새도록 우리 마을 제일 높은 곳까지 날다가 아침이 되면 우리집 전깃줄에 와서 앉아 있었다. 그러면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그 꿈은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 되었다. 꿈 해몽 책에서 보니 나는 꿈은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은 맘의 표시라고 했다. 어려서는 무섭기만 한 아버지의 그늘에서 하루라도 빨리 독립하고 싶었다. 그리고 결혼을 하고는 24시간 계속되는 육아로부터 도망가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좀 자란 후에 나는 전공을 살려 일본 현지 가이드 일을 하게 되었다. 매번 비행기를 타고 관광객과 함께 일본 현지를 다니는 가이드 일을 시작했다. 비행기를 타고 배를 타고 나는 수없이 일본을 들락거렸다. 그러면서 날아다니는 꿈을 꾸지 않게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꾼 나의 꿈은 이 일을 할려고 그랬던 것일까?
첫 투어의 긴장을 넘어 코비호를 타고 큐슈로 갔을 때의 희열은 나를 흥분시켰다.
이 일은 정말 만만한 일이 아니여서 난 5D라고 한다. dirty, difficult, dangerous,d질수도 있고, d지기도 하는 일이다. 쿠마모토 투어 때는 7.2도 넘은 지진을 겪기도 했지만, 난 이 일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가이드일을 시작한 지도 벌써 여러 해가 지났다.
진작에 이 브런치를 알았더라면 기록이라도 남겨놓았을 텐데 . 기록해 놓은 것이 없어서 아쉽다.
가끔씩 너무 좋았던 료칸이나 관광지가 기억을 더듬어 보아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코로나 전 후로 가이드 에이전시 회사가 생겨
나같은 프리는 옛 만 못하지만, 그래도
출장을 다녀오면 브런치북에 기록을 하려고 맘을 먹는다. 혹은 전 기억을 더듬어서라도 말이다.
기록을 하게 된다는 것 자체가 기쁜 일이다. 관광지 소개라든지 투어 중 일화를 적어 보려고 한다.
내가 더 나이 들어 실버타운에서 그 기록들을 보며 시간을 보내도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