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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08 코미디보다 더 웃긴 스님의 기도문

웃으며 삽시다

by 한우물

병원 일을 끝내고 퇴근길에 오르면 하루 분량의 Psychic energy(정신에너지)가 고갈되어 더 이상 생각이라는 걸 하기 싫고 그저 재미있고 유쾌하고 웃기는 뭔가를 듣고 싶다.


차 안에서 이리저리 유튜브 채널을 넘기는데, 탄산수 같이 톡 쏘는 웃음을 선사하는 프로 하나 찾기가 어찌 그리 힘든지!


그러다 하나 걸려든 게 바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한 할머니 고민녀와 스님 사이에 오고 간 이 대화야말로 지금까지 들은 즉문즉설 중 가히 백미(白眉)라 할만했고 덕분에 실컷 웃었다.


저 스님을 볼 때마다 나는 감탄을 금치 못한다.

속세를 떠난 스님이 어쩌면 저렇게 세상일을 훤히 꿰뚫으며, 어쩌면 저렇게 임기응변에 능하고, 어쩌면 저렇게 지혜로울까?


과거에 스님의 즉문즉설을 많이 들어본 탓에 이제 저 스님의 수법은 훤히 꿰뚫게 되었다.

심한 마음고생으로 세상 다 산 것 같이 한숨과 눈물로 하소연하는 내담자의 질문에 이 스님은 예상외의 황당한 답변으로 이마빡을 탁 때려 정신없게 만들어 놓는다.


그런 연후, 반어법과 가정법을 이용하여 내담자의 얼굴을 반대편으로 돌려 오로지 자신의 입장에서만 바라보던 시선을 상대의 입장에서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들고,


고민자가 짊어진 바위같이 견고하고 무거운 마음의 짐을 익살과 해학으로 바스러뜨려 모래알처럼 가볍게 만들어 버린다.


그 과정에서 보여주는 순발력과 통찰력과 지혜로움에 더하여 절로 터져 나오는 꾸밈없는 웃음에 하루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 방에 날아가고, 잔잔한 깨달음의 여운이 남는 각본 없는 멋진 라이브 쇼다.


https://youtu.be/-3Zt5ZWSYu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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