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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28 유머와 조크의 차이

개념정리

by 한우물

조크(joke)의 의미는 '실없이 장난으로 하는 말이나 익살' 쯤으로 풀이되고 여기에 딱 들어맞는 우리말은 '농담'이다.


joke란 단어의 기원은 play(놀이, 유희), jest(익살, 농담, 장난), pastime(취미, 오락, 장난, 심심풀이) 등의 뜻을 가진 고대 프랑스어 ‘joque [ʒɔk]’에서 나왔는데, 이 불어의 기원은 joke, jest, sport의 의미를 가지는 라틴어 ‘iocus [i.o.kus]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머(humor)란 단어가 영어권에 처음 등장한 것이 14세기 후반인데 반해 조크의 등장 시기는 16세기 후반인 것을 보면 역시 조크란 개념은 유머 다음에 생긴, 유머의 한 부류로 보는 것이 맞겠다.


조크는 처음에는 유머러스한 짧은 이야기(short story)나 말(statement)을 지칭하는 데 사용되었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말장난, 수수께끼, 스탠드업 코미디와 같은 여러 형태의 우스갯소리까지 확장되었다.


조크는 일반적으로 예상치 못한 반전이나 말장난/언어유희(pun/wordplay)를 통해 웃음을 유발한다.

넓은 의미의 유머는 조크도 다 포함하는 개념이지만 앞서 <유머의 본질> 편에서 언급한 협의의 유머와 조크의 차이점은 무얼까?


휴머니즘에 입각한 유머는 그 저변에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깔려 있기 때문에 때때로 재미없어 사람을 웃게 하진 못한다 할지라도 적어도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만들지는 않는다.

이에 반해 조크는 그저 웃기고자 하는 목적이 앞서기 때문에 상대방의 입장이나 기질 등은 고려하지 않다 보니 상황에 따라서는 자칫 상대방의 자존심을 건드리거나 기분 나쁘게 할 수도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들어서 즐거운 조크

어제는 가까운 후배 몇 명이 저녁 식사대접 하겠다고 하여 오랜만에 호텔밥을 얻어먹게 되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한 후배가 요즈음 나의 일과에 대해 물었다.


"대게 아침 3시 반에 일어나 4시에 책상 앞에 앉아 6시까지 글 쓰고, 이삼십 분 정도 운동한 후 출근하지.."

여기까지 말하자 다들 놀란다.


"그럼 잠은 몇 시에 주무십니까?"

"9시 전에는 무조건 자지."


그러자 한 후배가 조크를 던진다.

"야~ 그러면 그야 말로 별볼일 없겠네요."


내가 받아쳤다.

"뭐, 어차피 방은 따로 쓰니까."


그러자 그가 당황한 듯 말한다.

"그기 아이고 예, 밤하늘에 별 볼일이 없겠다고예."


나 역시 당황한 듯 말했다.

"아이고, 이런. 난 또 그런 줄도 모르고 엉뚱한 생각을 했네."

처음에 그 후배가 '별볼일 없겠네요' 했을 땐 아무도 안 웃다가 마지막 이 말에 다들 깔깔거리며 넘어갔다.



들어서 기분 나쁜 조크



* 당신은 살아있는 부처님입니다. -- 선행을 베푸시는 목사님에게

* 할머니, 꼭 백 살까지 사셔야 해요. -- 올해 연세가 99세인 할머니에게


* 참석해 주셔서 자리가 빛났습니다. -- 대머리 아저씨에게


* 참 정직한 분 같으세요. -- 직구밖에 던지지 못해 좌절하고 있는 투수에게

* 당신이 그리워질 것 같군요. 꼭 한 번 다시 들러주세요.

-- 수형 생활을 마치고 교도소를 떠나는 죄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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