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다 보니 ‘-하지 마라’로 써야 할지 ‘-하지 말라’로 써야 할지 헷갈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써야 할지’가 맞는지 ‘쓰야 할지’가 맞는지가 또 발목을 잡는다.
아이고 골이야. 우리말은 파면 팔수록 수렁에 빠져드는 기분이다.
자, 이제 해결책을 찾아야 할 차례. 먼저 ‘쓰다’란 단어가 가지는 의미부터 찾아보았다.
'쓰다'의 뜻
1. 기록하는 것 - ‘글씨를 쓰다’ ‘시를 쓰다’
2, 무언가를 덮어쓰는 것 - ‘모자를 쓰다’ '안경을 쓰다' ‘우산을 쓰다’ ‘먼지나 이불을 뒤집어쓰다’
3, 사용하다 - ‘왼손을 쓰는 투수’ ‘여행 경비로 백만 원을 쓰다’ ‘생떼를 쓰다’
4. 시체를 묻고 무덤을 만들다 - '명당 자리에 뫼를 쓰다'
5. 윷·장기 등에서, 말을 옮기다 - ‘말을 잘못 쓰다’
6. 하다 - ‘밥 좀 먹어야 쓰겠다’
7. 맛에 대한 표현(형) -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
참 많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써다’라는 단어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랬더니 ‘조수(潮水)가 밀려 나가거나 괸 물이 새어서 줄다’라고 되어있었다.
내 머리털 나고 이런 말은 처음 들어 봤다. 그래서 무시.
이쯤 되면 ‘-마라로 쓰야 할지 ‘라고 쓰는 것이 맞지 않겠나?
그런데 그게 그렇지 않다네요. 거 참.
‘쓰’ 다음에 어떤 말이 붙느냐에 따라 달라진단다.
'쓰다'의 활용 (‘쓰’와 ‘써’의 구분)
1. '쓰다'의 어간 '쓰‘는 ’ㅆ+으'이며, 어미에 '어'가 붙으면 어간의 '으'는 탈락 현상이 일어나고 남은 'ㅆ'과 모음 'ㅓ'가 결합하여 'ㅆ +ㅓ= 써'처럼 형태가 바뀐다.
이와 같이 ‘쓰다’는 어간 뒤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붙으면 ‘써, 써서, 썼다’처럼 바뀐다.
2. 뒤에 자음이 붙으면 그대로 쓰면 된다. => '쓰게, 쓰고, 쓰는, 쓰니, 쓰면, 쓰지, 쓰다'
용례
“자신의 인생을 글로 써 남겨라.”
“그는 호미를 써서 모종을 심었다.” - 이 경우 '쓰다'에 어미 '-어서'가 결합하여 '써서'로 됨
“실내에서는 모자를 쓰면 안 된다.”
“야, 모자 똑바로 써!”
“너, 모자 똑바로 쓰라는 말 들었나 안 들었나?”
한 줄 요약
'쓰‘ 다음에 모음으로 된 어미가 붙으면 ’써'로 바뀌고, 자음이 붙으면 그대로 쓰면 된다.
※ 표제 사진: AI-generated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