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에서 “화”가 들린다.
왜 이렇게 사람들이 화가 나 있을까?
요즘 내가 자주 하는 생각 중 하나다.
출근길에는 만원 지하철에서 서로 부딪혀서 처음 보는 남에게 아침부터 소리를 빽빽 질러대는 사람이 있다.
요즘은 집에서 창문만 열어놔도 가끔 서로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 길거리에서 젊은 여자와 연세 있는 분이 싸우는 소리. 뉴스를 보면 ‘어쩜 저래’라는 일들이 너무 많은 세상이다.
최근에 본 뉴스 중 세월호를 기억하겠다는 문구를 붙여놓고 영업하는 분의 매장에 본인이 유족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들어갔다. 왜 세월호의 이름으로 장사를 하냐고 사장님의 볼을 잡아당기고 무례한 행동을 서슴지 않은 사람이었다.
얼마 전에는 지인과 맥도널드에 갔을 땐 점원에게 두 번이나 영수증을 달라고 했는데 그 점원이 잊자 지인이 약간의 불평을 한다.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게 그 점원은 왜 사과를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정말 못 들었을 수 있지 않나?’ 두 가지 생각이 복잡 미묘하게 들었다.
아이가 지금보다 조금 더 어릴 때 편의점에서 맞은편 부동산 방향으로 골목길을 건너고 있었다. 그때는 코로나 시기라 골목마다 배달오토바이가 갑자기 많아진 시기였다. 오토바이는 충분히 멀리 있었기 때문에 아이와 길을 건너게 되었다. 길을 다 건넜을 때쯤 갑자기 오토바이 기사가 편의점 앞에 멈춰 서더니 “아줌마! 오토바이 오는 거 안 보여요?”하고 소리를 빽 지른다. 심지어 오토바이는 우리를 보고 속도를 더 내서 달렸는데도 불구하고. 순간 당황해서 가던 길을 가버렸다.
오늘은 주말 아침부터 아이의 경제 수업이 있어서 집에서 지하철로 한 시간 떨어진 곳으로 나왔다. 아이만 참여하는 수업이라 나는 근처 카페에 가기로 했다. 아침을 거르고 온 터라 커피 한잔과 파니니를 주문했다. 그런데 주문을 받는 직원 표정이 처음부터 ‘나 피곤해’라고 쓰여 있었다. 거기까지는 상관이 없었는데 갑자기 내가 주문한 파니니를 냉장고에서 꺼내서 내가 보는 앞에서 휙 던져버린다. 파니니가 퍽 하고 조리대 위에 던져지는 소리를 낸다.
어 이거 뭐지?
순간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상황에서 감정을 드러내는 성격의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카페에 있는 내내 편치 않았던 것은 사실이었다.
나도 집에서는 “화”가 많은 사람으로 통한다는 사실. 오늘 아침에도 9시에는 출발을 해야 하는데 아이가 어제 잠들기 전 했던 약속을 너무 쉽사리 깨 버렸다. 8시에 기상해 제출해야 할 숙제를 다 하기로 했는데 하지 못했다. 아이의 기상시간은 8시 반. 8시 50분까지 지켜보고 있으니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못한다. 결국 숙제를 하지 못했고 제출도 하루가 미뤄지게 되었다.
결국 화가 나버린 나는 아침부터 아이에게 폭풍 잔소리를 해 버렸다. 나도 우리 아이가 어릴 때 아이에게 이렇게 잔소리하는 엄마가 될 줄 꿈에도 몰랐다. 내가 잔소리를 하고 있으니 옆에서 강아지가 눈을 꿈뻑꿈뻑한다.
‘화’를 안 내고 싶다. 우선 화를 내고 나면 나 스스로에게 또 두 번째 화가 난다. 그래서 내가 자주 읽는 책이 주로 마인드 컨트롤에 대한 책인 것 같다. 나조차 화가 너무 쉽게 나는데… 누가 누구에게 화가 많다고 하랴.
나 포함 ‘성난 사람들‘이 참 많은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