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마흔, 아직은 기간제교사입니다. (1)

유난히 길고 추운 내 동생이 교사가 되는 길

by Celine
내 동생 이야기

나에게는 동생이 한 명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동생은 어느 순간 말수가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점점 책과 벗 삼아 지내는 것 같았다. 덕분에 논술 관련 상을 종종 받아오기도 했다.

그러한 동생이 대학입학은 주변 상화에 못 이겨 전기공학과로 했다. 우리 학교로 입학했던 동생은 학교에서 종종 마주치면 운동복을 입고 늘 생기 없는 모습이었다. 결국 본인의 인생 방향을 되찾은 동생은 장학생으로 다른 학교 국어교육과로 편입에 성공했다.



몇 번인지 기억나지 않는 시험

사범대를 졸업하면 보통은 임용고시에 도전한다. 요즘은 교권하락과 이런저런 말도 안 되는 사건으로 뉴스에서 부정적인 면이 좋은 면보다는 많이 노출되는 교사가 되는 시험이다. 동생이 졸업과 동시에 임용고시를 응시할 무렵 나는 해외에 한동안 머물렀다. 동생이 어떻게 공부를 하는지 어떤 마음인지는 모르지만 한두 번이 아닌 여러 번 원하는 문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도 그저 마음속으로만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내 동생에게만 가혹한 하늘


사십이불혹(四十而不惑)

공자가 말하길, <사십이불혹> 즉 '마흔에는 흔들리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렇다 내 동생은 나이 마흔이 되도록 시험의 문턱을 결국 넘지 못했다. 시험을 합격하고도 쉽게 포기하는 사람도 있고 선생답지 못한 선생도 많다는 뉴스만 귀에 유난히 들어오면서 왜 이토록 바라고 바라는 동생에게는 그 한 번의 기회가 오지 않을까 늘 하늘이 원망스러웠다.


그래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기간제교사로 여러 해 동안 일했다.



그냥 교사가 아닌 ‘기간제’ 교사

예전에 서현진 배우 주연의 블랙독이란 드라마가 있었다. 기간제 교사가 처한 상황 그리고 그를 대하는 분위기 등등이 잔잔하게 다루어진 작품이었다. 난 그 드라마를 보면서 동생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늘 마음 한편이 시렸던 기억이 난다.

동생은 ‘아프면 아프다.’ 잘 말하지 않는 친구다. 그렇기에 기간제 교사를 하는 동안은 별말을 한 적이 없다. 아주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푸념처럼 기간제 교사라 무시당했던 일들을 쏟아내는 게 털어내는 일의 전부였다.



2025년 1월

동생은 기간제 교사가 일년제로 마무리되는 마지막달에는 늘 임용고시를 봤다. 작년에도 그러했다. 시험을 치른 동생의 마음을 풀어주고자 그 당시 사이판에서 아이와 한달살이 하고 있었던 내가 동생을 초대했다. 동생이 출국하기로 한 날 드라이브라도 하고 오라고 차키를 건네주었다.

뭔가 기분이 이상해서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하필 그날이 임용고시 발표날이었다. 연락이 오랜 시간 닿지 않는 동생… 왠지 불안한 마음…

안절부절못하는 이 마음은 우리가 매년 겨울이면 엄마와 내가 안고 있었던 마음이었다.

혹시나 했는데… 동생은 합격소식을 받지 못한 채 다시 한국으로 출국했다.


- 다음 화에 계속됩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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