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와 함께 하는 사람들을 잃기 싫다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사람은 계속 살면 안 되는 걸까? 그냥 아무도 죽지 않고, 그냥 지금 태어나있는 사람들끼리 쭉 살면 안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게 새로운 생명의 잉태와, 새로운 만남과, 새로 쌓는 추억의 시간들보다 아름답고 귀중한 것인지 생각했다.
사람은 죽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사그라져 흙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리하여 새 생명이 발을 들일 공간을 내주어야 한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죽지 않고 계속 살면 행복할까, 의 질문에 다다랐다. 삶을 살아낼수록 필연적으로 늘어나는 후회의 순간들, 시간이 지날수록 짙어지는 그리움, 마음대로 되지 않는 몸.
사람은 죽어야 한다. 그리하여 이어지는 후회의 고리를 끊어내고 그리움은 가슴에 적당히 사무칠 수 있으며 마침내 평안으로 돌아갈 수 있다. 죽는다는 것은 축복이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