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편소설6
그? 혹은 그녀? 아니면 둘 다가 아닌 존재일까? 사람들은 대충 ‘그‘라고 지칭한다.
‘그’는 늘 안개를 입고 있다. 말 그대로 ‘그’는 안개로 덮여있다. 겉에서 보면 ‘그’의 형체만 회색으로 보인다. 눈, 코, 입 등등 다 보이지 않아 ‘그’의 감정도 생각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움직이는 속도, 곧게 편 허리, 정면을 바라보고 걷는 힘찬 모습을 통해 ‘그’는 그런 자신의 상황을 전혀 불편해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오히려 답답한 건 ‘그’를 바라보는 우리일 것이다. 눈앞에 안개가 자욱한 길을 가는 것처럼 우리는 절대 ‘그’의 속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