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횡단을 멈춰주세요

극단편소설9

by 행자

오늘 오전 8시부터 무단횡단 예방 정책이 시행된다.

그 내용이 너무 기가 막히고 폭력적이라 다들 농담으로 넘기고 있다.


출근길,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횡단보도 앞에 서있다. 수많은 카메라들이 줄지어 있었고, 8시가 되기 전에 무단횡단을 한 번이라도 더 하려고 하는 꼭 튀는 사람이 있기도 했다.


8시가 되어 신호등이 초록불로 변했다. 나는 아직 건너지 않았다. 빨간불일 때 무단횡단을 하면 진짜 그 방법대로 처벌이 이루어질지 내심 궁금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호등은 빨간불로 변했고, 사람들은 눈치게임을 하듯 무단횡단을 할 듯 말 듯했다. 답답한 사람이 우물을 판다는 속담처럼 답답함을 견디지 못한 사람이 용수철처럼 튀어나와 횡단보도의 흰색 선 부분을 밟았다.


그리고 귀를 아리듯 경고음이 울려 퍼지면서 흰색 선은 땅 밑으로 열렸고 그 사람은 그대로 밑으로 추락했다. 모두들 얼음땡을 하듯 그대로 얼어붙었고, 신호등은 다시 초록불로 변했다.

화, 목, 토 연재
이전 08화뛰어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