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생존일기

극단편소설10

by 행자

해가 쨍쨍하게 내리쬡니다.


저는 다행히도 저보다 키가 큰 친구들이 주변에 없어서 햇빛을 오롯이 맘껏 취할 수 있어요. 그래서 늘 기준이 최고예요.


주변에 안타까운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 친구들이 있어요. 키가 큰 나무그늘아래에서 햇빛을 온전히 받지 못하는 친구.

흡연을 하는 사람들이 떨구는 담뱃재를 그대로 맞는 친구.

미쳐 치워지지 못한 쓰레기들에 뿌리가 아픈 친구.


그래도 비가 오면 아픔이 조금은 씻겨 내려가 버틸 수 있는 힘을 충전하고는 해요. 하지만, 그들은 저만큼 튼튼하지 못해요.


거친 환경에서 자란 친구들이 더 강하게 성장한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살아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더라고요. 그런 친구들은 정말 극소수더라고요.


비도 햇빛도 사라진 어둠으로 온 세상이 그늘지는 시간…

끝내 버티지 못한 몇몇 친구들이 사라져서 슬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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