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의 오렌지주스 [2]

극단편소설15

by 행자

도서관을 나온 그는 편의점으로 향했다.


일요일이면 가져오던 오렌지주스와 똑같은 제품을 사고서는 곧장 나와 비어있는 테이블에 앉았다. 그리고서는 새 오렌지주스를 따서는 비어있는 통에 옮겨 담았다. 졸졸졸졸 따라내는데 그 속도와 각도는 일정했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다 따르고 나서는 그대로 한 번에 마시기 시작했다. 마시는 속도도 주스를 따르던 속도와 동일했다.


그는 트럼 한 번 없이 다 마시고서는 방금 산 페트병은 버리고 나머지 계속 들고 다니던 페트병을 또 가방에 넣었다.


“신기하지?”


갑자기 옆에서 내 귀에 대고 말을 걸어와 나는 펄쩍 뛰며 옆으로 물러났다. 도서관 경비원이었다.


“뭐.. 뭐가요?”


말을 더듬으며 모른척했지만 경비원은 내가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에잉~ 모른 척할 거 없어. 나도 매일 신기해서 보고 있으니까. 일요일만 되면 꼭 저렇게 오렌지주스 1L를 원샷한다니까.”

“그 이유를 아십니까?”


경비원은 헛기침을 한 번 하고는 그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이 답을 줬다.


“별거 아냐. 점심이야.”


점심이라니…

황당함에 경비원이 나를 놀리고 있는 것 같았다.


“정말이야. “

경비원은 꽤나 진지하게 말을 이어갔다.


“사실 저 사람. 사람이 아냐… 오렌지 행성에서 온 외계인이야. 행성 이름대로 오렌지가 주식인데 요새 오렌지가 여간 비싸잖아. 그래서 저렇게 맨날 오렌지주스만 마셔…. 그리고 그거 알아…~~“


경비원은 말 같지도 않은 말은 멈추지 않았고 점점 더 길어지기 시작하면서 집중력이 끊긴 나는 다시 그가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지만 그는 이미 사라졌다.


‘공부나 하자…‘


나는 한숨과 경비원을 그 자리에 남겨두고 다시 열람실로 올라갔다.

화, 목,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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