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지원센터

극단편소설 16

by 행자

“자. 이제 환생을 위한 마지막 선택지가 남았습니다.”


눈이 없는 안내자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6장의 카드가 테이블 위에 나란히 펼쳐졌다. 알록달록한 카드가 뒤집혔고 앞면에는 각기 다른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다.


떨어지는 사람, 병원에 누워있는 사람, 자신의 목을 조르고 있는 내 그림자, 자신의 목을 조르는 타인의 그림자, 집 안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는 사람, 지갑에서 돈을 꺼내는 사람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뭘 선택해야 하는 카드인 거죠?”


나의 질문에 안내자는 씩 웃으며 말을 했다.


“다음 생애 당신의 죽음을 선택해야 합니다.”


안내자의 말에 나는 어안이 벙벙했지만, 웃음을 거둔 안내자는 추가적인 설명을 해주었다.


“차례대로… 사고사, 질병사, 자살, 타살, 고독사, 안락사입니다. 저희 환생지원센터의 프리미럼 고객님들께서는 죽음까지 직접! 선택하셔야 비로소 환생을 하실 수 있으십니다. “


죽음까지 내가 직접 선택을 해야 하다니 어이가 없었지만, 프리미엄 아래 단계의 환생자들은 죽음을 선택할 권리도 주어지지 못했기에 나름의 해택이라 받아들일 수 있었다.


나는 제일 일반적인 질병사를 골랐다. 어떤 질병일지는 모르지만, 어느 누가 이 선택지에서 자신의 죽음을 질병이 아닌 다른 것을 선택하겠는가?


“잘 선택하셨습니다. 고객님의 선택은 전적으로 고객님의 책임이신 것을 명확히 인지해 주시길 바라며, 좋은 여행되시길 바라겠습니다. “


‘죽는 것도 책임이라니…’


안내자의 말이 끝나면서 문이 열렸고 어둠 속에서 하얗게 빛나는 길이 나타났다. 안내자는 나를 문으로 안내하면서 좀 전에 웃을 때와 같은 입모양으로 똑같이 웃고 있었고 나는 망설임 없이 문 밖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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