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도와주세요!"

힘들 때는 “헬프!”를 외쳐라.

by 업스트림 UPSTREAM

아주 오래전, 나는 군생활을 헌병대에서 했다.

인근 부대에서 종종 탈영병이 발생했고, 헌병대로 탈영병 신고가 접수되면 수색 및 검문검색을 실시한다. 그런데 신고 접수 후, 검문검색을 해서 탈영병을 잡을 가능성은 사실 거의 없다. 탈영 후, 몇 시간 뒤에 소속부대에서 탈영한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고, 부대 자체적으로 몇 시간을 열심히 찾아보고 못 찾을 경우, 헌병대에 신고할 것인지 내부적으로 고민, 논의 후 신고가 되기 때문이다. 보통은 최초 탈영이 발생하고 6-7시간이 지나서 헌병대에 접수된다. 우리가 강원도에서 바리케이드 쳐봤자, 탈영병은 이미 부산에 도착해 있다



이런 문제는 군대뿐만 아니라 조직에도 늘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리더다.


일을 하다 보면 수많은 문제들을 마주하게 되는데, 그중에서도 리더가 마주하는 문제의 종류는 일반적으로 규모나 중요도가 상당하다. 그런데 리더가 되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나’라는 생각에 사전에 ‘Help’ 깃발을 흔드는 건 어쩐지 좀 비겁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 나를 바라보는 팀원들이 있다는 생각에 어떻게든 내가 해결해 보려는 의욕이 앞선다. 보통은 이런 생각에 ‘Help’의 적기를 놓치고 만다.


어떻게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리더의 의지는

그야말로 칭찬받아 마땅한 귀한 마음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의지’와 ‘안일’의 결과값이 같다는 것이다. 편안하게 생각하다가 문제를 키우는 것을 보통 우리는 ‘안일’하다고 말한다. 리더로서는 억울해 미칠 노릇이다. 어떻게든 혼자 해보려고 하다가 문제가 커진 것에 안일이라는 꼬리표까지 붙다니 말도 안 된다고 항변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결과는 같다. 마음이 편안했든, 편치 않았든 간에 의도가 어떻든 간에 결국 혼자 싸매고 있다가 문제를 키운 결과값은 똑같은 것이다.



50명 내외 규모의 스타트업에서 리더의 리더는 보통 CEO다.

상당히 불편할 것이다.


나의 결함이나 부족이 드러나지 않을까 안 그래도 힘든 ‘Help’가 더욱 어렵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우리, 그렇다고 ‘안일’ 하지는 말자. 리더 역시 상위 직책자가 있다면 [보고]라는 분명한 의무가 있다. 큰 문제가 생겼을 때, 혹은 문제를 혼자 해결하기 힘들 때에는 그 의무를 다해야 하는 한 구성원이라는 것이다. 그 대상이 비단 CEO일지라도 적시에/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



주위에 리더의 무게감을 견디지 못하고, 혼자 버티다가 스스로 무너지는 리더들이 많다.

아주 완벽하게 단련된 리더가 아니라면, 누구나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러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자. 그리고 도움이 필요할 때는 도와달라고 얘기하자. 1998년, 영화 ‘약속’에서 남자 주인공 박신양이 전도연에게 이런 말을 했다. “도움받을 줄 모르는 사람은 누구도 도와주지 못해!”




P.S - 피플팀(HR)은 CEO와 리더의 이런 다이내믹스를 잘 인지하고, 리더가 힘들 때 손을 내밀 수 있도록 관찰하고 도와주는 역할이라는 것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