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이어지는 장면

유모차가 지나갈 때, 나는 미래를 바라본다

by Mansongyee




나는 유모차를 밀고 지나가는 모습을 보면
이상하게 시선이 오래 머문다.


특별한 일이 일어나는 장면도 아닌데,
그 느린 바퀴의 움직임 속에서
나는 자꾸
삶이 이어지는 소리를 듣게 된다.

날씨가 좋은 계절이면
강변을 따라 유모차를 밀며 뛰는

엄마들이 보이고,
그 모습은 스타벅스 문을 열고

들어오기도 한다.

동토의 계절인 요즘에는
시티센터 실내 트랙 위에서
유모차를 밀며 뛰는 엄마들을 본다.


나는

평범한 이웃의 일상일 뿐인 그 순간에서

삶을 정면으로 통과하는 에너지를 느낀다.


유모차 앞의 그들은

육아의 피곤함보다
어떤 단단한 생기가 서려 있다.


누군가의 삶을 응원한다는 것은
어쩌면
이런 순간 앞에서
조용히 시선을 머무는 일인지도 모른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세상을 보여주며 걷는 그 뒷모습에서
나는 단순한 일상이 아니라
조용히 이어지는 미래를 본다.


누군가는 망설이고,
누군가는 계산하고,
누군가는 포기하는 시대라지만,

그럼에도

누군가의 유모차 바퀴는
오늘도 묵묵히 앞으로 굴러간다.


나는 그 그림에서
조용히 자라는 희망을 느낀다.

거창하지 않아도,
요란하지 않아도,
삶은 그렇게
조용히 다음 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로.


나는

그 장면을

조용히 바라본다.



느린 바퀴가 지나갈 때,

나는 미래가 조용히 굴러가는 소리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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