냠냠 끄적-01. 김치찌개
김치찌개 잘 끓이는 법
아버지는 총각 시절 어디 함바집 같은 식당의 주방보조로 일한 적이 있다고 하셨다. 그 시절 말이 주방 보조지 영업전에는 양파나 감자를 까고 영업시간에는 설거지나 하는 사람이었단다. 그래도 어깨너머로 배우셨는지 나는 어머니보다 아버지가 해주시는 음식이 훨씬 더 맛있었다. 아버지가 끓여주신 걸쭉한 김치찌개에 몇 안 되는 고기를 건져먹겠다고 동생과 눈치싸움을 벌이기 일쑤였다. 아직도 내가 먹었던 음식 중 1등은 단칸방에서 살던 시절 아버지가 끓여주셨던 김치찌개이다.
저녁 늦게까지 공장에서 일하시던 어머니보다 상대적으로 일찍 끝나는 공사장 일을 하시던 아버지가 해주시는 저녁을 먹다 보니 어느 순간 나도 아버지처럼 맛있는 음식을 하고 싶어졌다. 초등학교 시절 어쩌다 비가 와서 아버지가 쉬시는 날엔 참치 통조림과 계란으로 볶음밥을 만들어서 아버지께 보여드리면 '우리 아들 다 컸구먼'하고 칭찬을 해주시며 드시는데 너무 뿌듯하고 행복했다.
처음으로 얻은 자취방에서 5분만 걸어가면 수유시장이 있었다. 처음 자취하면 인스턴트 음식이나 배달에 찌든다지만 나는 혼자 먹을지언정 장을 보고 밥을 짓고 반찬을 하고 국을 끓였다.. 그게 더 맛있으니까..
음식을 하나도 못하는 쏭과 만나서도 나는 자신 있게 말했다. '부엌은 내 거다' 결혼하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13년간 나는 쏭과 아들 녀석을 위해 장을 보고 밥을 짓고 반찬을 하고 국을 끓인다.
자취생활을 합쳐 약 17년 동안 나는 내가 한 음식에 msg를 넣지 않았다. 어쩌다 보니 시작되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음식 재료 본연의 맛과 그들 간의 혼합으로 맛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이었고 쏭도 맛있다 하기에 한 번도 넣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할 수 없는 음식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아버지의 김치찌개였다. 그 시절 그 최고의 맛을 쏭한테 맛 보여 주고 싶은데 그게 되질 않았다. 돼지고기 부위도 바꿔보고 김치도 유명한 묵은지를 주문해서 해봐도 맛있기는 하지만 그 맛이 아니어서 나 스스로가 만족하지 못했다.
결국 아버지께 전화를 해서 그 비결을 여쭈어 보았다. 뭐 넣고 하냐는 물음에 '뭐... 김치랑 고기랑 이것저것...' 재료를 말씀드렸더니 '다시다는?'이라는 아버지의 한마디가 내 뒤통수를 때렸다..
마트에 가서 쇠고기 다시다를 사서 반 스푼 정도 넣었다. 10여 분간 끓이고 국물 한 숟갈을 입에 넣었다. 눈물이 나왔다. msg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