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중요한 건 꾸준함이라는 것도 잊지 않겠습니다.
지난 10월, 브런치 작가 신청에 합격하고 페이스북에 쓴 글이다. 브런치에 그냥 끄적이기 시작한 것은 재작년 같다. 서랍용으로 네다섯 개의 글을 썼는데 바쁘기도 했고 금방 흥미를 잃어버려 손을 놓아버렸다. 브런치 앱을 차마 지우지는 못하고 휴대폰 제일 끝페이지에 덩그러니 하나만 떠있게 두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올해 옥상달빛님들의 에세이 '언젠가 이 밤도 노래가 되겠지'를 읽다가 이렇게 짧게라도 하나씩 쓰면, 그 글들이 쌓이면 나중에 보기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아침마다 반려견 은호와 산책을 하고 비는 10분, 15분의 시간 동안 글을 쓰게 되었다. 나도 내가 얼마나 쓰게 될지 몰랐기에 쏭과 호은에게 말하지 않았다. 금연, 절주는 물론 하루 30분 하겠다는 운동 계획도 성공하지 못한 게으름의 벽을 글쓰기가 넘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그렇게 서랍용 글들을 쓰다가 일찍 일어난 호은에게 들켜버렸는데 의외로 내가 글을 쓰는 것을 신기해하고 좋아하기에 좀 더 써볼까 하는 의욕이 생겨버렸다.
그렇게 열 두 개의 글을 쓰고 했던 작가신청을 다행히 두 번만에 브런치 작가로 합격되었다. 합격 메일이 온 날은 쏭이 수면 내시경을 받은 날이었는데 마취에서 막 깬 쏭 눈앞에 합격 메일을 보여주자 비몽사몽 한 와중에도 이게 무슨 일이냐며 좋아해 주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조수석에서 내가 써놓은 글들을 읽고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고 평을 해주어 어깨가 으쓱하기도 했다. 그렇게 주 3회 연재를 시작했고, 4주 치의 저장분이 있었기에 조금 여유로운 출발이라고 생각했다. 처음 올려본 글에 라이킷 알람이 오고 조회수도 오르는 걸 보며 이런 느낌에 사람들이 SNS를 하는 거구나라고 느꼈다. 보잘것없는 글이겠지만 열심히 쓰다 보면 점점 손에 붙겠지 라는 마음으로 하루 10분, 15분을 끄적였다.
그랬던 마음이 두 달 만에 흔들리고 있음을 깨닫는다. 게으름의 벽은 너무 높아서 몇 주 동안 할 수 있는 연재분이 있다는 것에 안주하다가 어느 날인가부터는 '오늘은 너무 피곤하니까 넘어가자' 라며 하루를 넘기기 시작되었다. 10분, 15분이면 스르륵 쓰던 한 편을 쓰는데 30분, 40분이 넘게 걸리고 더 이상 '십분 끄적'이 아니게 되었다. 첫 글 '시작'에서 6시 30분에 일어난다고 했는데 어느 순간 시간이 모자라 6시에 일어나 은호와 산책을 하고 40여 분간을 컴퓨터 앞에 멍하니 있다가 침대에 누웠다가를 반복하다 결국 글도 못쓰고 그냥 일찍 일어난 피곤이 풀리지 않은 사람이 되어버리곤 한다. 23편을 쓰고 이 주째 그런 생활이 반복되다가 이 어리석은 게으름을 글로 적어야 정신을 차리겠다는 생각에 이 글을 쓰고 있다.
며칠 전, 호은이 내 휴대폰을 가지고 놀다가 라이킷 알림에 브런치 앱에 들어가졌다보다. 갑자기 나한테 와서 안아달라 하더니 눈물을 펑펑 쏟았다. 깜짝 놀라 안아주며 물어보니 16편 비(雨)를 읽고 눈물이 난다고 하더라. 아빠가 어렸을 때 할아버지한테 그랬던 것처럼 자기도 아빠랑 놀 때가 제일 좋다고 하면서 우는데 그 마음에 가슴 울리도록 감동했다. 그렇게 내가 쓴 글로 아들과 마음의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는 것에 게으름을 떨쳐 버릴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비록 지금 쓰고 있는 이 글도 시작한 지 50여분이 되어가지만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달려 나가 봐야겠다.
제일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