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을 향해 걸어가다가 산 중턱 즈음에서 멈추었습니다. 지금 나의 몸과 마음을 살피니 지금쯤 멈추고 내려가는 것이 좋겠구나 생각됩니다. 포기했다 생각하니 아쉽고, 멈추고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했다 생각하니 가볍습니다.
지나온 세월 돌이켜보면 '포기했다' 생각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생각인 줄 알면서도 그 지점에서는 계속 서성이게 됩니다. 포기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덧없는 생각이 더해집니다. '내게 가치로운 것을 선택했었구나'라는 관점으로 바라보니 놀랍게도 과거의 어느 장면이 바뀝니다. 그 장면에서 울고 있는 나를 꼭 안아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먹 꽉 쥐고 있느라 아팠던 과거의 순간들이 흘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