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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과이모
Feb 28. 2022
슬픔이 문을 두드렸다
슬픔이 문을 두드렸다. 내 마음의 객실에 머무르고 싶다 한다. 그러라고 했다. 예전 같으면 문을 안 열어주려고 안간힘을 썼을 건데 슬픔도 분별하지 않고 잘 받아주는구나, 깊어지고 넓어졌구나 싶다. 슬픔이라고 돌려보내지 않는다. 그저 슬픔 그 자체가 되어준다.
예전에는
며칠씩 머물기도 하더니 요즘은 내 마음이 키가 큰 건지, 반나절만에 떠나가기도 한다. 장기 투숙객은 안 온 지 오래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조금씩 낡아가지만 넉넉해진 내 마음의 객실. 주인장으로
살다 보니 알아진다. 예기치 않은 방문객 슬픔, 두려움, 허전함, 쓸쓸함은 머무를 만큼 머무르면, 서성일만큼 서성이면 알아서 제 갈 길 간다는 것을.
사는 게 재밌으면 글이 안 써진다. 사는 게 재밌어서. 재밌는데 뭐 글까지 쓰나. 사는 게 재밌는데. 그러다 문득 예기치 않은 방문객이 문을 두드린다. 그때 비로소 글이 써진다. 써야 하는 의무감이 아닌 키보드가 스스로 움직이는 듯한 놀라운 체험!
그러니 얼마나 고마운 방문객인가. 필경 환대가 되어야 할 것인데 나는 아직 그 정도 마음 깊이는 안 되어서.. 그저 머물라고 한다. 객실
한 칸 내어준다.
슬픔이 문을 두드렸다. 1317호에 머물겠다 한다. 그러라고 했다. 함께 있어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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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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