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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과이모 Jan 06. 2022

보이지 않는 손이 보낸 사랑


갓 태어난 아이를 잃은 부모에게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산부인과 양석현 교수가 보낸 짧은 카드는 많은 이에게 울림이 되었다.


어떤 경험이 누군가에게 왜 그 시기에 일어났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다만, 추측할 수 있는 것은 그 경험을 하도록 내 앞에 존재가 역할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생각으로는 절대 가닿을 수 없는 그 귀한 경험을 자기 생을 바쳐서라도 전하고 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감당하기 힘든 고통의 시간을 통과한 사람은 넓어지고 깊어진다. 고요해진다. 경험 이전과 이후는 언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진한 향내가 있다. 어린아이를 잃은 부모들이나 어린 시절 부모님을 여읜 아이에게 누구도 쉽게 위로의 말을 꺼낼 수 없다. 말은 그런 순간 가장 몹쓸 것이 된다. 그때는 그저 안아줄 뿐. 그 경험이 그들의 삶을 얼마나 풍성하게 만들어줄지 축복하는 마음으로 그저 안아줄 뿐.


경험이 지나 봐야 가슴으로 알아지는 것이 있다. 그 경험을 주려고 수많은 이들이 각자 자신의 삶을 살고 죽으며 보이지 않는 그물로 연결되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영향은 다른 말로 사랑이리라. 그리 설명하지 않고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하여, 불행한 일은 없다. 일어나는 모든 일은 사랑이 바탕일 수밖에.. 그저 사랑이 사랑으로 드러나 우리에게 말하는 것이리라.. 겉으로 보기에 전혀 그리 보이지 않더라도, 보이지 않는 손이 내게 보낸 '사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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