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풀칠하기 위해 산다

3년 그리고 중간 어디쯤

by 훈댕

1년에 2,080 시간.


평범한 직장인이 하루에 8시간, 일주일에 40시간 일을 하는 경우 나오는 근무 시간이다.


어떤 분야에서 전문가로 인정받으려면 1만 시간이 필요하다. 3년 그리고 그 중간 어디쯤 일했으니, 필요충분조건을 거의 채운 셈이다.


그럼 5년이 딱 지났을 때, 나는 자신 있게 전문가라고 말할 수 있을까? 직장이라는 허물을 벗어던지면 내 존재 자체만으로 세상에 매력을 어필할 수 있을지 걱정이 들기 시작한다.


여러 업무를 두루두루 잘해야 하는 업무 특정 때문인지 업계에서 스스로 전문가라고 하는 이는 없다. 그저 입에 풀칠하기 위해 오늘도 일하는 허수아비이다.


열심히 일하면, 아니 잘하면 성과를 인정받는 줄 알았다. 막상 성과평과로 A를 받으니, 학창 시절 성적표에 받는 알파벳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파벳 A나 B나 나는 회사에서 일하는 공장 부품이다.

회사는 내 인생을 책임져 주지 않는다. 당신의 인생도 책임지지 않는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안전지대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서투르지만 안전지대에서 벗어나는 순간, 오히려 더 안전할 수 있겠다 생각이 들었다.


퇴사를 한다는 건 아니다. 조용한 퇴사를 하는 것도 아니다.


회사에서는 어떤 생각이나 동기가 없어도 밥값 이상을 하는 프로가 되고자 한다. 어차피 전문가는 못 되는 실력, 입에 풀칠하는 수단이라도 여러 개 만들어 보자.


도덕적으로 올바르게 살고, 바르게 선택하고 행동하고, 나 자신에게 떳떳한 삶을 살아가고자 입술을 다이아몬드로 칠해보자.

작가의 이전글한 게으른 작가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