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두사의 머리를 한 손에 들고 있는 젊은이는 누구인가요

메트로폴리탄, 안토니오 카노바의 메두사의 머리를 들고 있는 페르세우스

by SUN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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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두사의 머리를 들고 있는 페르세우스 Perseus with the Head of Medusa

안토니오 카노바 Antonio Canova

1804 - 1806

대리석 Marble

242.6 x 191.8 x 102.9 cm


이 작품보다 먼저인 1801년 카노바가 제작한 첫 번째 버전이 바티칸 미술관에 있고, 이 작품은 주문자인 발레리아 타르놉스카 공작부인의 의뢰로 1804년-1806년 동안 제작된 두 번째 버전이다. 제작 후 폴란드의 타르놉스키 가문의 소유였다가 1966년 런던의 미술상인 윌덴스테인 Wildenstein & Co. 가 취득하고, 1967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구매하여 영구 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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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로마 바티칸 미술관에 있는 첫 번째 버전인 안토니오 카노바의 메두사의 머리를 들고 있는 페르세우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1층 로비의 왼쪽 뒤편에 어마어마하게 큰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는 전시관이 유럽 조각과 장식 예술관 European Sculpture and Decorative Arts이다. 15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까지 서유럽의 조각, 목공, 가구, 도자기, 유리, 금속 공예, 섬유, 시계, 과학 기기등 약 6만여 점의 방대한 작품수로 구성된 그냥 이 전시관 하나가 웬만한 미술관 그 이상이다. 지금의 J.P. 모건 체이스 은행의 창립자인 세계적인 은행가이자 기업가인 존 피어몬트 모건 John Pierpont Morgan (1837-1913) 이 당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회장이었는데 1907년 그가 기증한 엔첼 컬렉션 Hoentschel Collection을 시작으로 1934년 르네상스와 모던 아트관, 1956년 르네상스와 후기 르네상스관, 1961년 서유럽 예술관으로 이름이 바뀌면서 1977년 지금의 유럽 조각과 장식 예술관으로 불리며 계속 확장하였다. 이 전시관의 가장 유명한 셀럽으로 한 번 눈에 띄면 가까이 가서 보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 바로 ‘메두사의 머리를 들고 있는 페르세우스’ 조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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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재미있게 보기 위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페르세우스와 메두사 이야기를 한 번 듣고 가 보자. 먼저 페르세우스는 제우스의 아들로 엄마는 다나에인데 너무나 이뻐서 폴리덱테스 왕이 탐하고자 한다. 그런데 아들인 페르세우스가 반대하자 그를 없애기 위해 폴리덱테스 왕은 페르세우스에게 불가능할 것 같은 메두사의 머리를 가져오라고 한다. 메두사는 원래 아름다운 여인으로 바다의 신인 포세이돈과 사랑하게 되고 둘이 사랑을 나눈 장소가 아테나 여신의 신전이었다. 이에 아테나는 메두사에게 신성한 신전을 더럽혔다는 저주로 메두사의 가장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모두 꿈틀거리는 뱀으로 바꿔 버리고 또한 누구든 메두사의 얼굴을 보는 자는 공포에 질려 돌로 변하게 만드는 형벌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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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안토니오 카노바의 스튜디오의 메두사의 머리 Head of Medusa, 1806-1807, Studio of Antonio Canova, The Met


이런 무서운 메두사와 싸워서 페르세우스가 어떻게 이기겠니? 이에 페르세우스는 여러 신들의 도움을 받게 되는데, 아테나에게는 거울처럼 비치는 방패인 아이기스를 받아서 메두사를 직접 보지 않고 처단할 수 있게 되고, 헤르메스에게는 하늘을 날 수 있는 날개 달린 샌들을 받아서 메두사가 있는 곳까지 날라 가서 싸우고, 메두사의 두꺼운 목의 가죽을 뚫을 칼 같은 낫 또한 헤르메스에게서 받아서 찌르고, 하데스에게는 머리에 쓰면 몸이 보이지 않는 투구를 쓰고 몰래 도망쳐 나온다. 마지막으로 헤스페리데스로부터는 죽은 메두사의 눈을 보더라도 돌로 변하는 마력을 못 부리게 할 마법 주머니에 메두사의 머리를 담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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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이긴 페르세우스는 돌아와서 폴리덱테스 왕과 신하들 앞에서 메두사의 머리를 꺼내 높이 치켜들며 보여주자 비웃고 있던 그들 모두 메두사와 눈을 마주친 그 순간 돌로 변하게 되며 어머니 다나에와 함께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이후 페리세우스가 신들에게 빌려 사용한 도구들은 모두 헤르메스에게 반납하고 마지막으로 메두사의 머리는 아테나 여신에게 바쳐져 그녀의 방패인 아이기스 정중앙에 박아 그 유명한 메두사의 머리가 박힌 최강의 방패가 된다. 정말 간단히 이야기했는데 잘 따라왔는지 모르겠다. 신화는 매번 느끼지만 정말 상상력도 어머어마하고 금기시되는 주제도 없이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게 내가 따라가기 벅찰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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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바조가 이걸 또 놓칠리는 없겠지? 방패 위에 그림을 그려 넣은 카라바조의 메두사의 머리 Head of the Medusa, c.1598, Caravaggio, 우피치 미술관 Uffizi Gallery, Florence, Ita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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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니 아름다운 여인이 맞구나. 표정이 사악한 여인의 모습보다는 측은하고 연민이 느껴지는 얼굴 표정이다. 입을 살짝 벌리고 있는 모습이 나약한 여인 느낌이 나는데? 이게 그 전의 메두사와 차별화되는 카노바의 새로운 메두사이다. 카노바는 메두사를 좀 더 인간적인 여인의 모습으로 만들었다. 머리의 뱀은 살아 움직이는 듯하다. 단단한 대리석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꿈틀거리는 뱀으로 정말 실감 나게 만들어 놨다. 앗, 메두사의 눈을 봐 버렸네. 나 이제 죽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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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세우스는 왜 이렇게 잘 생겼니? 아이돌이니? 그 무서운 메두사와 싸운 용맹스러운 전사 맞니? 너무나 앳된 아이돌 소년 아니니? 카노바는 기존의 용맹스러운 근육질 영웅의 모습보다는 페르세우스를 그리스 조각상인 ‘벨베데레의 아폴로’ 상을 참조하여 이상적인 아름다움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그러고 보니, 처음에는 머리를 어떻게 저렇게 싹둑 잘라서 들고 있다니? 너무 잔인한 거 아냐? 윽, 했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이지? 이 작품보다 약 5년 전 카노바가 먼저 만든 바티칸의 조각상보다 실력이 더 뛰어나 대리석의 질감과 세부 묘사를 더욱더 실감 나게 표현하였다. 페르시우스의 5 아이템 풀세트는 잘 표현이 되었나? 한 번 찾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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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청동 방패 아이기스는 왜 안 보이지? 여러 가지 해석들이 있다. 싸우고 난 뒤라 방패가 필요 없는 시점이다, 또는 이 아름다운 페르세우스 몸매를 가릴 우려가 있어서 의도적으로 뺀 거 아닐까? 또는 방패를 들려면 지금 메두사의 머리를 들고 있는 왼손에 들어야 하는데 쉽지 않아서 방패를 빼고 메두사의 머리를 선택한 것, 끝으로 카노바가 오마주한 ‘벨베데레의 아폴로’ 상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방패를 과감히 포기한 점 등이다. 그렇다면 방패를 발 밑에 놓아 놨어도 좋지 않았을까? 오른손에는 칼처럼 생긴 낫을 들고 있고, 날개 달린 샌들은? 자세히 보면 가죽끈으로 표현한 날개 형상이 보일 것이다. 조각상 뒤로 돌아가서 샌들의 끈이 종아리까지 타고 올라가 있는 디테일을 놓치지 마시길 바란다. 찾아보는 재미가 있구나. 머리에 쓰고 있는 투구는 또 왜 이렇게 멋있니? 날개가 있네? 발끝 날개와 머리끝 날개를 깔맞춤 한 느낌? 투구의 귀마개가 쉽게 부러질 듯한데 잘 보관되어 있어서 고맙다. 오른손에 걸치고 있는 천이 옷이 아니라 메두사의 머리를 담은 자루 주머니이구나. 자루의 주름이 정말 대리석임을 잊게 만든다. 이 모든 게 나 메두사 머리 자른 페르세우스요,라고 말하고 있다. 안토니오 카노바, 대리석 정말 잘 다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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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카노바 Antonio Canova 1757-1822,
신고전주의의 대가로 회화에 자크 루이 다비드가 있다면 조각은 안토니오 카노바이다. 드라마틱하고 화려한 바로크 스타일을 버리고 고대 그리스, 로마의 절제된 아름다움과 이성적인 비례로 돌아가고자 했던 신고전주의의 최고 조각가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우아하고 차분하고 잘 생기고 품격 있고 고귀하고 단순한 아름다움은 인물들이 다수인 조각상들이 많다. 자크 루이 다비드와 안토니오 카노바와 겹치는 중요한 인물이 하나 있으니 그가 바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이다. 그 당시 유럽 최고 권력자였던 그가 정말 사랑했던 당대 최고의 조각가인 카노바에게 그와 그의 가족들을 조각해 달라고 의뢰를 많이 했다. 하지만, 이탈리아인인 카노바는 이탈리아 예술품들을 약탈해 가는 프랑스인 나폴레옹을 달갑지 않게 생각했고, 나중에 약탈된 이탈리아 문화재를 되찾아오는데 큰 공을 세우기도 한다.


이런 둘 사이의 긴장감 있는 관계 속에서 카노바가 만든 나폴레옹의 전신상이 ‘평화의 중재자 마스 Mars의 나폴레옹’이다. 마스는 로마 신화의 전쟁과 평화의 신인 마스 Mars로 나폴레옹을 신으로 만들어 버린다. 제대로 올려쳐주네, 카노바. 조각상 높이가 약 3.45m로 거대한 전신상인고 오른손에는 승리의 여신인 니케 Nike 가 올려진 지구를 들고, 왼손에는 권력자의 상징인 거대한 지팡이를 들고 있어 내가 이 세계의 최고 통치자요 라고 보여준다. 그런데 나폴레옹은 이 조각상을 받고 크게 실망하며 맘에 들어하지 않는다. 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누드로 묘사되어 있어서이다. 나폴레옹은 제대로 군복 또는 정복을 입고 있는 위엄 있는 통치자의 모습을 생각했었는데 나체의 근육질 남성의 조각상 보고 ‘지나치게 운동선수 같다 Too Athletic 이라며 대중에게 공개하지 말라고 하고 루브르 박물관의 수장고에 처박아 두게 한다. 이후 워털루 전투에서 나폴레옹을 격파한 영국의 웰링턴 공작이 나폴레옹을 몰락시킨 최고의 전리품으로서 나폴레옹이 부끄럽다며 창고에 넣어 두었던 조각상을 만천하에 드러나게 공개하고 가져가 자신의 저택인 앱슬리 하우스 Apsley House의 계단 옆에 둔다. 왜 하필 계단 옆? 계단을 올라갈 때마다 그의 발아래 놓여있는 나폴레옹을 위에서 바라보며 내 발 밑에 있는 나폴레옹? 천하의 나폴레옹이 우리 집 계단 내 발 밑에? 누가 최종 승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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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카노바의 평화의 중재자 마스의 나폴레옹 Napoleon as Mars the Peacemaker, 1802-1806, Antonio Canova, Apsley House, 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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