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lvador Dalí 살바도르 달리
Salvador Dalí
The Persistence of Memory
1931
24.1 x 33 cm
1931년, 파리의 피에르 콜리에 갤러리 Galerie Pierre Colle에 첫 전시되었고, 이후 1932년 뉴욕의 줄리앙 레비 Julien Levy 가 $250에 구매하여 줄리앙 레비 갤러리 Julien Levy Gallery 에 전시하였다. 1933년 스탠리 비 레소르 부인 Mrs. Stanley B Resor 이 구매한 후 익명으로 (An anonymous donor) 1934년 모마 MoMA 에 기증하여, 현재 뉴욕 모마 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Salvador Dalí 살바도르 달리 1904 - 1989,
초현실주의 Surrealism 의 대가, 살바도르 달리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화가로, 그가 태어나기 3년 전 죽은 형이 다시 태어났다고 믿었던 부모가 붙여준 형의 이름이기도 하다. 그의 독특한 콧수염으로 더 유명한 화가이기도 한데, 스페인 화가의 대가 디에고 벨라스케스 Diego Velázquez 의 콧수염을 따라 하면서 시작되었다. 지금은 초현실주의의 대가라고 하지만, 사실 그때 당시의 초현실주의자들은 그의 기이한 언행과 정치적 행동, 자본주의에 너무나 호의적이고 히틀러를 찬양하는 듯한 발언과 작품들로 인해 그를 싫어했으며, 1934년 초현실주의 화가 그룹에서 그를 강퇴까지 하게 된다. 하지만, 달리는 말한다.
The difference between the Surrealists and me is that I am a Surrealist.
초현실 주의자와 나와의 차이점은, 내가 (진정한) 초현실주의자라는 것이다.
- Salvador Dalí 살바도르 달리 -
1926년 파리에서 그가 이전부터 존경하였던 피카소 Pablo Picasso 를 만나 큐비즘 Cubism(입체주의)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을 발표하였고, 1927년부터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 Sigmund Freud 의 저서 ‘꿈의 해석 The Interpretation of Dreams’에 심취하여, 무의식과 꿈에서 본 듯한 초현실주의의 작품들을 많이 발표하였다. 1932년 위 작품 ‘기억의 지속 The Persistence of Memory’ 이 뉴욕에서 전시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다.
미술 작품뿐만 아니라 영화, 사진, 연극,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으며, 1946년 월트 디즈니와 작업한 미완성 단편 애니메이션 ‘데스티노 Destino’ 가 2003년 다시 제작되어 선보이기도 하였으며, 알프레드 히치콕과의 작업도 함께 하였다. 또한, 우리가 너무나 좋아하는 사탕인 츄파춥스 Chupa Chups 의 로고 디자인 또한 1969년 달리가 하였다.
24.1 x 33 cm,
생각보다 작은 사이즈에 처음에 조금 놀랐다. 대단히 디테일한 그림이라, 1m 이상의 사이즈는 될 줄 알았는데, 가로 세로 약 30cm 정도의 작품이라니… 그런데, 거기에 또한 카키색의 굵은 테두리 라인이 사방으로 둘러싸고 있어, 더 작아 보인다. 테두리 라인은 왜 넣었을까?
가만히 보고 있으니, 사각틀의 창문을 통해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 뭔가 현실적이지 않은 기이한 장면을 조용히 들여다보는 느낌이다. 이런 꿈을 한 번쯤은 꿔 보았던 것 같기도 하고, 말로 설명되지 않은 이상한 장면이다. 사이즈가 작은 만큼, 더 집중력 있게 보고 있는 나의 모습에 흠칫 놀란다.
The Persistence of Memory 시간의 지속,
저 멀리 뒤에 파란 하늘과 황금빛의 절벽, 그리고 너무나 고요한 물이 보인다. 절벽과 함께 있는 것으로 보아, 바다일 것이다. 그런데 파도치고 일렁있는 역동적인 바다의 모습이 아니라, 너무나 고요해서 절벽이 비칠 만큼 맑은 정적인 바다이다. 이 바다는 달리의 스페인 고향인 카탈로니아 Catalonia 의 캡드크루스 Cap de Creus 를 그린 거라고 하는데, 보통의 현실적인 느낌의 바다는 아닌 건 확실하다. 왼쪽의 넓은 판은 계단으로 표현되었다고 하는데,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에 자주 등장하는 계단을 그려 넣어, 현실세계가 아닌 꿈의 세계임을 암시했을 거라 추측해 본다.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흘러내리는 시계’ 가 눈에 들어온다. 하나는 나뭇가지에, 하나는 상자 위에, 하나는 이상한 동물(?) 모양 위에 올려져 있다. ‘흘러내리는 시계’ 아이디어는 어떻게 생각해낸 걸까? 직접 그가 밝힌 얘기는, 뜨거운 여름 햇볕 아래 녹아내리는 ‘까망마르 치즈 Camembert cheese’ 를 보며 생각했다고 한다.
왜 그럼 시계를 흘러내릴 생각을 했을까?
‘시계 = 시간’ 의 의미와 같이 봐도 좋을 듯하다. 시간, 늘 정확함을 생명으로 하는 시간, 흐트러짐 없는 정확성의 성격이 강한 시간이다. 또한 어떤 상황에서도 시간은 흘러간다. 대단히 이성적이다. 정확하고 딱딱하고 단단한 이성적 느낌의 시간, 시계의 속성을 반대되는 부드럽고 유연한, 말캉말캉한 느낌의 감성적 속성으로 표현했다. 재미있다. 일종의 비틀기 기법이다. 어떤 평론가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호기심을 보였던 달리가, 항상 누구에게나 똑같을 것 같은 시간의 흐름이 누군가에게는 빨리 가기도 하고, 느리게 가기도 한다는 상대적인 시간의 흐름을 표현한 게 아닐까 해석하기도 한다. 어찌 되었든, 재미있다. 이런 느낌으로 각각의 시계를 한 번 들여다보자.
죽은 올리브 나무 가지 위에 걸려 있는 시계,
보통 죽음으로 끝난다고 생각하는 시간의 흐름을 죽음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으로 표현한 게 아닐까?
오른쪽의 시계를 맞추는 크라운(Crown, 용두)이 있는 것으로 보아 시계로 보이는데, 개미들이 잔뜩 올려져 있다. 곤충을 싫어하는 달리에게 개미는 죽고 부패한 물질에 잔뜩 끼는 곤충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이 시계 또한 죽은 시계로 볼 수 있겠다.
상자 모서리에 축~ 걸쳐져 있는 바로 옆 시계 또한 가운데에 파리 한 마리가 놓여 있다. 죽고 썩은 물질을 좋아라 하는 파리를 그려 넣은 것으로 보아, 이 시계 또한 죽은 시계이다. 죽었지만 시간은 계속 가고 있다.
그림 한가운데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기이한 생명체, 자세히 보니 앗! 긴 눈썹이 보인다. 그리고 보니 그 전 작품에서 많이 등장하였던 달리의 옆모습이다. 자신의 얼굴 모습을 초현실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오른쪽의 길게 뻗어 있는 모습이 팔로 보이고, 그 바로 위에 머리, 아래에 가슴, 여인이 엎드려 누워 있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나의 이미지로 다양한 실루엣을 보이게 하는 그의 장난이 여기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된 듯하다. 자신, 또는 한 여인을 억누르고 있는 축 쳐진 시계, 그래도 시간은 간다.
그럼, 왜 제목이 ‘기억의 지속’일까?
기억, 기억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사라져 간다. 희미해져 간다. 기억은 죽어간다. 기억의 속성은 시간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구나. 어떤 기억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축 늘어지면서 죽어가는 기억도 있고, 어떤 기억은 죽지 않고 계속 지속되는 기억이 있다. 죽음 이후에도 죽지 않고 나뭇가지에 걸려 계속 지속되는 기억, 부패할 만큼 시간이 지났음에도 썩지 않고 지속되는 기억, 나를 평생 억누르는 기억들의 지속, 그것을 시각적으로 이렇게 표현했다고? 아, 달리… 그가 했던 말이 그냥 말이 아니었구나.
The world will admire me.
Perhaps I'll be despised and misunderstood,
but I'll be a great genius, I'm certain of it.
세상은 나를 우러러 볼 것이다.
아마도 나는 경멸당하고 오해받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위대한 천재가 될 것이다, 그것만은 확실하다.
- Salvador Dalí 살바도르 달리 -
컴퓨터 그래픽이 없는 시기인 1948년에 사방이 모두 떠 있는 원자의 모형 Atom 에 영감을 받아 담아낸 사진, 뒤의 작품들은 안 보이는 실로 매달고, 왼쪽의 의자는 다른 사람이 손으로 안 보이게 다리 하나를 붙들고, 달리 Dalí 가 점프를 하자마자 바로 고양이를 28번이나 던지고 물을 뿌려 마침내 건진 사진.
살바도르 달리보다 10살 많았고 프랑스의 시인 폴 엘뤼아르의 부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1934년 폴 엘뤼아르와 이혼하고 달리와 결혼하게 된다. (그때 나이 달리 30세, 갈라 40세) '내 어머니보다, 내 아버지보다, 피카소보다도... 그리고 심지어, 돈보다, 갈라를 더욱 사랑한다. 그녀가 나를 치유했다.'
I don’t do drugs. I am a drug.
나는 마약을 하지 않는다. 내가 마약이다.
– Salvador Dali -
The only difference between me and a madman is that I’m not mad.
미친 사람과 나의 유일한 차이점은 나는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 Salvador Dal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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