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둘러싼 세계의 흐름은?!
01. 전 세계의 에너지 수요와 이산화탄소 배출 현황
지금까지,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으로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저감 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들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이러한 노력은 성과를 거두었을까요?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확답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전 세계 에너지 수요의 지속적인 증가일 것입니다. 모든 발전원이 재생 에너지로 완전히 대체되지 않는 이상 에너지 수요가 증가해 발전량이 많아지면 탄소배출량 역시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 에너지 수요는 경제 성장과 인구 증가로 인해 꾸준히 증가해 왔습니다. 2019년,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 사무총장은 “지난해 에너지 수요 증가는 이례적인 것으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빠른 상승세였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하면 2022년에도 세계 에너지 수요는 전년 대비 2.3% 증가했습니다. 이때 특징적인 것은 세계 에너지 수요 증가의 절반 이상이 미국과 중국, 인도에 의한 것이었다는 것입니다. 2019년 기준으로는 세 국가의 수요 증가 기여분이 70%에 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재생에너지의 성장에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증가했습니다. 2018년 전지구적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3.1기가 이산화탄소톤으로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화석 연료 유래 배출량이 증가해 발전 부문이 전체 배출량 증가의 66%를 차지했습니다. 석탄 화력 발전에서만 배출량이 10기가 이산화탄소톤을 넘어섰는데, 이는 주로 아시아에서 발생했습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중국, 인도, 미국이 배출량 순증가분의 85%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독일, 일본, 멕시코, 프랑스, 영국 등은 배출량이 감소했습니다.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이러한 결과를 두고 "이는 청정에너지기술 개발,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에너지 효율 향상, 이산화탄소 포집과 활용, 저장을 포함한 투자와 혁신의 촉진 등 모든 분야에서 좀 더 시급하게 행동에 옮겨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02. 외국의 에너지 정책 현황 및 방향성
이러한 수치가 보여주는 결과는 각국의 에너지 정책이 전개된 결과이자, 앞으로의 진행 방향을 설정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됩니다.
그렇다면, 세계 각국은 구체적으로 어떤 에너지 정책을 전개하고 있을까요?
우선, 단일 국가로는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만들어내고 있는 중국은 꽤나 다층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중국은 에너지규제당국이 대용량발전만을 위한 새로운 석탄발전소 설립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함으로써 화력 발전 의존도 감소를 위한 방향성을 확실히 하였습니다. 그러나,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GEM)와 에너지 청정공기연구센터(CRE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중국에서 총 발전용량 50 기가와트의 석탄 발전소들이 준공에 들어갔으며, 이 중 상당수는 신속한 건설을 위해 허가가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실제로 2022년 중국의 석탄 발전소 신규 건설 허가는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석탄 화력 발전 규모의 확장은 당시 중국이 경험한 전력 불안정성과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2022년 중국은 가뭄과 폭염으로 인해 전력 부족과 피크 부하의 급격한 증가를 경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들은 전력망 안정성과 재생에너지 통합을 보장하기 위한 전력 용량을 지원한다는 명분 하에 신규 석탄 발전소를 대량으로 허가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중국은 청정에너지 확장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2022년 중국의 경우, 125 기가와트의 태양열 및 풍력 용량을 추가하였고, 이러한 증가량은 2020년의 이전 기록을 깨는 것이었습니다. 중국 재생 에너지 발전의 급속한 성장은 역설적이게도 새로운 석탄 발전소의 건설과 관련되어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중국에서 많은 수의 석탄 화력 발전소가 신설되면서, 석탄과 전력 가격으로 볼 때 화력 발전소에는 상당한 손실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신규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에 제동이 걸렸고, 반대급부로 청정에너지 전환이 힘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죠. 또한, 중국은 태양광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거의 독점을 이루고 있습니다. 즉, 재생 에너지를 사업적인 차원에서 보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 결과, 유럽과 미국을 제치고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 등 재생 에너지 부분에서 중국이 1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 중국과 함께 큰 축을 담당하는 국가입니다. 또한, 패권 국가인 미국이 취하는 에너지 정책 관련 스탠스는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갖습니다. 미국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책임과 의무로서 탄소중립을 강조함에 따라 탈탄소 중심의 글로벌 경제질서 재편이 가속화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죠.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다음에는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 도입이 더욱 힘을 얻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35년까지 전력 부문에서 탄소 오염을 완전히 제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이를 위해 재생 가능 에너지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태양광 및 풍력 발전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탈탄소 정책으로 인해 압력을 받은 기업들은 순제로(zero) 배출 달성을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으며, 신속하게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석탄 집약적인 일부 전력 회사들은 재생 가능한 전력 공급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에 나서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환경, 사회 및 지배구조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 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세계 벤치마킹 연맹과 같은 지속 가능성 벤치마킹 단체들은 10개의 미국 전력 회사를 포함한 많은 전기 및 유틸리티 회사들이 여전히 탄소 예산을 초과하고 있고, 파리 협정의 기후 목표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알리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탄소 중립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이지만, 아직 완벽하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라서 앞으로의 에너지 정책 결과물과 추이가 더욱 주목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살펴볼 유럽은 현재까지 에너지 전환을 가장 많이 완료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럽 국가들은 온실 가스 배출과 기후 변화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한 초창기부터 적극적으로 대응책을 모색해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2019년 유럽연합이 발표한 유럽 그린 딜은 2050년까지 세계 최초로 기후 중립 대륙이 되는 것을 목표로, 1990년 대비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 55% 줄이는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이를 위해 온실 가스 배출을 저감 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2021년에는 유럽 기후법이 발효되었습니다. 단순한 지침 수준을 넘어,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법적 구속력을 갖습니다. 즉, 유럽 기후법은 2050년까지 기후 중립을 달성하는 것을 법적 목표로 명시하며, 모든 회원국이 이를 이행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순항하고 있는 듯한 유럽의 에너지 정책에 생각지 못한 변수가 나타났는데, 바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입니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수준의 천연가스 수출국입니다. 전쟁이 발발하고 대러 제재가 이루어졌고, 유럽을 포함한 국가들은 더 이상 러시아에서 천연가스를 수입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주요한 에너지원 중 하나가 갑작스럽게 사라지게 되었고, 이는 유럽에 에너지 위기를 불러올 수 있는 위협으로 작용하였습니다. 이에 유럽은 단기적으로 석탄 화력 발전의 복귀를 검토하거나 화력 발전소 가동 연장을 고려하는 등, 기존의 화석 연료 사용을 일시적으로 증가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독일의 특수 화학 제품 제조업체인 란세스와 같은 일부 회사들도 석탄연소가 늘어나기 시작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장기적인 기후 목표와 상충할 수 있지만,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자산 관리 회사 몬드리안(Mondrian)의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의 약자로, '친환경 경영, 사회적 책임, 투명한 지배구조'를 의미) 투자 책임자는 석탄은 사용은 탈탄소 문제와 상충된다고 말하면서도, 러시아가 가스를 차단한다면 아무리 극렬한 환경보호론자라 할지라도 석탄 사용량을 확대하는 것이 실용적인 대안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탄소 중립이라는 유럽 대륙의 목표에는 아직 변화가 없습니다. 대러 제재에 따른 에너지 위기에도 불구하고, 주요 유럽 투자자들은 2050년이나 그 이전에 탄소 없는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 투자 원칙을 약화시키거나 변화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럽은 러시아 가스에 대한 대안으로 석탄에 다시 의존하려고 하는 유럽 기업들의 ESG 등급 평가에 불이익을 주고 있습니다. ESG 등급에 있어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은 기업은 투자를 받거나 프로젝트를 전개하는 데 있어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석탄 발전으로 회귀하는 대신 유럽은 다른 대응책을 모색 중입니다. 장기적으로 러시아로부터의 에너지 수입을 대체하기 위해, 유럽은 재생 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효율성 개선을 위한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유럽 연합은 재생 에너지 투자를 확대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정책을 강화하였습니다. 대표적으로, 유럽 연합은 리파워이유(REPowerEU)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는 2030년까지 러시아 에너지 의존에서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에너지 공급 다변화와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정책입니다. 나아가, 에너지 저장 및 전력망의 유연성을 높이는 기술에 대한 투자도 확대했습니다. 이는 유럽이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더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응하여 유럽 대륙은 탄소 중립 목표를 위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면서도,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03. 한국의 에너지 정책 현황 및 전망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의 경우 국제적 에너지 전환 흐름에 발맞추어 관련 에너지 정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우선, 한국은 2021년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국가온실가스를 40% 감축하는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 정부는 노후된 석탄 발전소를 다른 발전소로 전환하고, 탄소 집약적인 산업 구조를 저탄소 구조로 변화시키려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은 국내 재생에너지 활성화 정책들을 기반으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치 용량을 3배까지 확충하겠다는 COP28의 목표에도 동참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이란, 전체 에너지원에서 재생 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20%까지 확대한다는 전략으로 태양광과 풍력을 주력 에너지원으로 성장시키고자 합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우리나라에서 태양광 및 풍력 발전을 포함한 재생 에너지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전체에 대한 재생 에너지의 비율은 2018년 약 6.2%이었는데, 이후 2020년 약 6.5%를 지나 2022년에는 약 9.4%에 도달하였습니다.
신에너지 기술 역시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신에너지 기술을 활용한 전기차의 보급이 교통 분야의 탄소 배출 감소에 기여하였습니다. 전기차 등 무공해 차량 보급이 증가하고 있으며, 환경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약 100만 대 이상의 전기차가 도로를 달리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은 수소 에너지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많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수소 연료 전지 자동차(FCEV)와 대규모 연료 전지 발전소 생산 및 배치를 통해 수소 에너지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를 포함하여, 정부는 수소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규제 개선과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업들 역시 수소 에너지에 많은 관심과 투자를 쏟고 있는데요, 현대자동차 그룹, SK 그룹, 포스코 등 주요 기업들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으며, 이를 통해 수소 생산, 운송 및 저장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특히, 현대자동차 그룹은 2030년까지의 수소 경제 비전을 발표하고, 2040년까지 300만 대의 FCEV 생산을 목표로 삼기도 했습니다.
Australian Trade and Investment Commision의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한국 수소 산업은 대부분 화석 연료에서 추출된 수소(회색 수소)에 의존 중입니다. 하지만, 재생 에너지로부터 생산된 수소(녹색 수소)로 점차 전환하기 위해 노력 중인 것 또한 사실입니다. 이를 위하여 우리나라는 해외 기술과의 협력과 다양한 친환경적 수소 생산법에 대한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종합해 보자면, 아직 우리나라의 수소 에너지 기술은 보완해야 할 부분들이 있지만, 수소 에너지의 이용을 확대할 수 있는 잠재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과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탄소 배출 저감에 있어서 갈 길이 많이 남았습니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높은 탄소 배출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2020년 기준, 한국의 탄소 배출량은 7억 톤 이상으로 여전히 높습니다. COP26에서 천명한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국가온실가스 40% 감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강력한 정책과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 지속적인 국제 협력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와 기업, 그리고 시민들의 공동 노력이 모아진다면,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더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04. 기후 변화 및 에너지 전환과 윤리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의 탄소 중립을 위한 노력들을 보다 보면 이런 의문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노력해 봤자, 일부 개발도상국들이 기후 변화 대응 문제에 대해 모르는 척하면 말짱 꽝인 거 아니야?"
사실, 맞는 말입니다. 실제로, IEA는 2022년 에너지 관련 활동으로 인한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사상 최고치인 368억 메트릭 톤에 도달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는 2021년 대비 0.9% 증가한 수치인데,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석탄 사용이 계속되면서 배출량이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해석됩니다. 아시아나 아프리카, 남미 등에 위치한 개발도상국들의 협조가 없으면 탄소 중립이라는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모든 나라가 똑같은 책임과 의무를 지는 것이 맞을까요?
여기서 우리는 국가 간 책임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기후변화에 취약한 개발도상국들이나 남반구의 도서국가들은 기후변화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데 필요한 자원과 기술이 부족합니다. 그런데, 기후변화를 야기한 주된 책임은 북반구의 선진국들에게 대부분 있습니다. 그들은 이미 산업화를 이루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양의 온실 가스를 배출해 왔습니다. 따라서 선진국들은 이들 국가들이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하며, 이때 관련된 과학기술에 대한 접근권 보장과 공유의 원칙 또한 함께 요구될 것입니다. 물론, 과학기술의 대부분은 국가가 아닌 민간에서 소유하고 있어 과학기술의 이전 및 공유는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겠지만, 최소한의 노력은 행해져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경제적 성장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어야 합니다. 기후 변화를 완화하기 위해서 국제사회는 성장을 제한하는 노력에 합의할 필요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반면, 최빈국의 국민들에게는 인간다운 삶에 필요한 물질적 성장이 절박한 상황입니다. 선진국들이 주도하는 탄소 중립이라는 목표 실현과 대립할 수 있는, 빈곤국들의 성장의 욕구를 어느 정도까지 존중해야 할 것인가 역시 중요한 논점입니다.
기후 변화 및 탄소 중립을 둘러싼 이와 같은 논쟁과 윤리적 쟁점들은 과학이 과학 사회뿐 아니라 정치, 산업, 시민 사회의 영역이 교차되는 지점에 있음을 시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살펴보았던 여러 가지 기술들과 사회적 흐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 주제에 대한 각자의 관점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형성된 각자의 관점을 공유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내는 것, 어쩌면 그것이 과학의 가장 중요한 일부분일지도 모릅니다.
05. 마치며
원래 한 가지 주제에 이렇게 많은 분량을 할애하려던 건 아니었습니다. 아무래도 처음이기도 하고, 기후변화와 에너지 기술이라는 두 개의 주제가 사실상 합쳐져 있던지라 이야기가 길어진 것 같네요.. 어찌 됐든 이걸로 길었던 첫 번째 주제를 마치고 두 번째 주제로 넘어가 보려고 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