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을 열며(삶이 보이는 창 134호 발행인 글)
전환과 여름의 시작
본격적인 무더위가 끝이 없을 것만 같은 여름의 왕성한 기운을 몸으로 느끼게 하는 계절입니다. 불과 얼마 전에 산속에서는 따뜻한 난방이 필요했는 데 말입니다. 이렇게 계절도 세상도 인간의 오감으로 느끼기 전에 미리 오고 불현듯이 떠나기도 합니다. 코로나로 두려움과 막막함에 세상이 막히고 사람 사이에 벽이 쳐지던 시절이 언제인지 모르게 우리 곁에서 스멀스멀 멀어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역사를 통틀어서 몇 번의 전염병은 종교, 과학기술, 제국의 흥망성쇠와도 연결되어 있다고 하니 이번 코로나 소용돌이의 결과가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여름도 진즉에 시작되었고 전환도 코로나 전후에 진행의 속도가 더욱 빨라졌을 뿐입니다. 팬데믹이나 계절의 시기와 종기를 무 자르듯이 나누는 것은 어쩌면 인간의 영역이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이 체감하는 것은 시작되었으니 알고 끝나가니 그런가 보다 하는 것이지요. 현생 인류의 발전된 과학 기술이 예측하고 분석하는 것은 과거에 비해서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만은 명백한 사실인 것 같습니다.
역사를 통찰하는 분들의 분석에 의하면 거대한 팬데믹으로 인해 인류사의 전환을 가져왔다고 하니 이번에는 어떤 전환이 인류의 발전 단계를 한 단계 높일지가 궁금한 것입니다. 먼저 꿰뚫어 보는 개인, 기업, 국가는 시대의 승리자로 우뚝 서겠지만 극히 소수에게 허락된 기회일 뿐입니다. 뒤따라가는 단위들은 그나마 너무 늦어서 패배의 늪에 빠지지만 않으면 다행이겠지요. 그러니 이놈의 경쟁사회는 극한을 치닫는 것이겠지요. 그곳에 공평과 정의는 구두선으로 존재하기 일쑤입니다.
팬데믹 이후 한국의 미래는 어디로 가게 되는 것일까요? 자신이 속한 각종 사회 단위의 미래는 어디에 있을까요? 그 사회를 이끌어가는 이들은 과연 미래지향적인 리더십인지 살펴볼 일입니다. 한국사회를 이끌어가는 분들의 인식과 실행의 결과는 우리 모두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기에 매의 눈을 거둘 수가 없는 것이지요. 진보와 전진이 있다면 아낌없는 박수를 , 퇴행과 역진이 있다면 호통이 필요하겠지요. 현재의 한국사회를 들여다보면 집단지성과 집단착각이 공존하는 세상이어서 시대의 통찰자들의 고민과 실천이 절실한 때입니다. 방향을 잃고 우왕좌왕하는 현재의 한국사회는 큰 걱정거리입니다.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판단이 들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일 때가 많지만 가장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처럼 최악의 상황은 피할 기회인 때이지요. 코로나 시기에는 헝클어지고 허둥대더라도 비상상황이니 양해가 된 측면이 있지만 질서 정연하게 대전환 시기에 대응해도 부족한 시점에서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고 느껴지면 보다 심각한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전환의 시기에 낙오되지 않기 위한 한국사회의 철저한 재정비가 절실히 요구되는 때입니다.
현재의 허둥거림은 암담한 내일로 가는 지름길이기 때문이지요.
알랜 케이는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라고 설파했습니다.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겠지요. 그렇지만 과거와 현재, 미래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보면 이미 와 있는 미래를 찾아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헛된 욕망을 쫓을 것이 아니라, ‘이미 와 있는 미래’를 찾는 것이 미래 창조를 통한 최선의 미래 예측일 수도 있겠네요. 어차피 얼마 후면 현실이 될 테지만 조금 일찍 찾아낼 수만 있다면 시쳇말로 대박입니다.
곧바로 찾지 못하더라도 예측과 창조를 하는 과정에서 뒤처지지 않을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미 근처에 와 있을 미래는 무엇일까? 도대체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와 있을까? 그다음의 미래는 또 무엇일까?라는 창조적 질문을 되뇌며 전환기의 세상을 살피는 일을 조금씩 해내면 각박한 현실과 더운 여름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만큼 세상의 흐름에 민감한 주시와 통찰이 필요하다는 의미겠지요. 전환의 미래가 무엇이든 이미 와 있고, 어느새 무더위의 기승과 함께 여름이 와 있으니 그다음의 미래와 계절의 기운을 미리 살피며 오늘을 살아가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삶이 보이는 창도 세상과 미래를 두루두루 살피는 따뜻하지만 창조적인 매의 눈을 크게 뜨고 있도록 하겠습니다.
발행인 이호동드림. (2023년 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