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 물

창을 열며(삶이 보이는 창 136호 발행인 글)

by 이호동

하늘과 땅,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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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의 해가 밝았습니다. 상상 속의 동물인 용은 하늘과 땅과 물에서 존재할 수 있습니다. 삼계에서 존재할 수 있는 거죠. 그리고 삼계에서 존재할 수 있는 존재자는 용이 유일하다고 하네요. 이 정도 수준이면 전지전능한 존재자로 보입니다.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싶은 꿈들을 모아서 만들어낸 상상의 동물인가 싶습니다. 새로운 인간 문명의 창조는 이러한 상상을 현실화하려는 노력을 통해 가능했으리라 짐작해 봅니다. 새해에는 어떤 신문물이 발명되고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할지 기대됩니다. 새로운 창조는 아니더라도 인간의 피폐해진 정신을 복원하고 황폐해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치유의 역사도 광범위하게 일어나기를 기대합니다.


인간이 존재하는 곳곳을 치유하고 새롭게 하는 것은 개인, 조직, 국가, 국제사회의 각 영역에서 생존과 발전을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사람의 거하는 형태는 다양합니다. 사람이 사는 땅은 말할 것도 없고 물 위에 집을 짓고 사는 수상가옥의 사람들도 많습니다. 다만 하늘의 경우에는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닌 신의 집이었던 것 같습니다. 잠시 하늘을 날 수는 있어도 머물 수는 없는 곳. 인간계의 사람이 아닌 우주에 생명체가 살고 있다면 그것은 지구인과 다른 우주인들이라고 상상했으니까요. 그러나 이 가설도 이제는 현실성이 떨어집니다. 우주 정거장에 사람이 머물고 있으니까요. 하여튼 이젠 하늘과 땅 그리고 물에 지구인이 생존할 수 있는 과학기술의 시대가 되었네요. 다만 인간계의 확장과 더불어 자연 훼손은 극심해져서 지구의 종말을 염려하는 시대가 왔으니 과학기술의 위대한 발전의 이면이 보여주는 슬픈 현실이지요.

망가진 환경의 재생과 함께 환경을 덜 망가뜨리는 실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요. 그래서 나온 것이 UN의 SDGs(지속 가능 개발 목표)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입니다. 현재까지 지구상에 존재하는 인간들이 만들어 낸 공동 목표는 UN의 SDGs입니다.

2015년 제70차 UN총회에서 192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결의된 2030년까지 17개의 목표, 169개 세부 목표가 인간계를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것’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살맛 나는 세상으로 만들어 보자는 아름답고 원대한 꿈입니다.


기업들은 약육강식의 정글법칙 아래 이윤 창출이 유일한 목적이던 시절에 대한 반성으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CSV(공유가치 창출), 현재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까지 진화했습니다. 노동조합의 경우 사회적 책임(USR)에 대한 우선순위와 경중의 차이는 있어도 비교적 일관된 사회적 연대의 방향으로 존재해 왔습니다. 다만 실천의 문제였지요.

개인의 천차만별인 환경 감수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연대, 국가와 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은 시대와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인간 공동체의 공존을 위한 선행의 장려와 기부의 확산과 실천은 예나 지금이나 제한적입니다.

인간의 생존 터 하늘, 땅, 물에 대한 관리 책임은 사람에게 있습니다. 천재지변은 우리의 몫이 아니니까요. 다만 인간의 방종과 실수로 천재지변의 발발과 심화에 대한 책임은 있겠지요. 위임받은 관리권을 잘 행사하도록 통제할 시스템과 자발성이 문제입니다. 국제사회와 개별 국가가 완벽한 통제 시스템과 고상한 가치의 실현을 이룬다면 가능하겠지요. 과연 이러한 기대의 현실화가 가능할까요? 이 세상을 사람이 살만한 곳으로 만들려는 꿈을 포기할 수는 없는 것이고 저마다의 노력으로 최대한 목표를 달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UN을 비롯한 국제기구의 존립 이유는 그런 측면에서 너무나 분명합니다. UN SDGs가 인류의 지속가능성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로 주목되고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선적 실천 과제로 ESG가 요구되는 것은 UN SDGs의 실현 과정에서 중요한 관문입니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수많은 이행 의제들에 대한 검토와 실행, 평가가 이해관계자들의 감시와 응원에 힘입어 우리 사회의 공통 가치로 자리잡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새로운 기대를 하게 되는 새해에는 새 결의도 필요하니 삶창 식구들도 한번 되새김질해 보기로 합시다. 그리고 내 삶의 주변에서, 내 직장의 주변에서, 내 지역과 국가에서부터 공존의 가치가 실천되는 세상을 향해 삶창을 활짝 엽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4년 1월 발행인 이호동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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