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이란 무엇일까? 흔히 법은 어려운 전문 지식이거나, 변호사와 법조인들의 영역으로 여겨지곤 한다. 하지만 <나를 지키는 민법>은 법이 우리의 삶과 얼마나 밀접한지, 그리고 민법을 아는 것이 얼마나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는지를 쉽고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우리는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하지만 저자는 이에 대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말한다.
법을 잘 모르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상에서 법의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커피 한 잔을 사는 것부터 시작해 작게는 월세 계약, 크게는 결혼이나 상속까지 우리의 모든 선택과 행동이 민법의 규율을 받는다.
이 책은 "세상의 원리와 규칙을 알면 다른 인생이 펼쳐진다"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사회라는 게임에서 법이 숨겨진 황금 룰과 같다는 점을 강조한다.
자유경쟁과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재산권과 계약 관계를 보호하는 것이 민법의 핵심 역할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스스로의 권리를 보호하고, 분쟁을 해결하며, 보다 안정적인 삶을 설계할 수 있다.
책은 민법을 이해하는 것이 단순히 법률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리걸 마인드(Legal Mind)", 즉 법조인처럼 사고하는 능력을 키우는 과정이라고 강조한다. 핵심은 다음 세 가지다.
- 권리와 의무를 분석하고 적용하는 능력
- 분쟁을 바라보는 논리적 시각
-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접근 방식
이러한 사고방식이 있으면 계약서의 함정을 피할 수 있고, 손해배상 문제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며, 심지어 가족 관계에서도 원칙에 기반한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
많은 경우에 법은 감정이 아니라 논리에 의해 작동하며, 이 책은 그런 논리를 훈련하는 최고의 안내서가 된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책에서 강조하는 또 하나의 핵심 원칙은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고 10년 동안 독촉하지 않았다면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받을 수 없다 (민법 제162조). 돌보지 않은 땅에 누군가 집을 짓고 살고 있었다면 취득시효가 인정될 수 있다 (민법 제245조).
이처럼 법은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냉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원칙이 존재하는 이유는 법적인 안정성을 유지하고, 사회 질서를 지키기 위함이다. 민법을 아는 사람만이 자신의 권리를 당당하게 주장하고, 법적 문제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을 책은 분명하게 보여준다.
민법은 단순한 법조문이 아니라, 시대와 함께 변화하는 살아 있는 법이다. 책은 동성 커플의 사실혼 인정, 상속권 논란, AI와 관련된 법적 문제 등 현대 사회에서 민법이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도 다룬다.
단순히 기존의 법을 공부하는 것을 넘어서, 법이 우리의 윤리와 가치관 변화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점이 흥미롭다.
계약서 한 줄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고 싶다면,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법적으로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된다면,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력을 키우고 싶다면.
만약 그렇다면 이 책은 당신에게 민법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선물해 줄 것이다. 법이 불확실한 시대를 돌파하는 실전 가이드가 되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누구나 한 번쯤 읽어야 할 필독서다. 이제,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민법과 만나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