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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낙타와 바늘귀

by 기담

낙타와 바늘귀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야시르라는 부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열심히 일하며 많은 재산을 모았고, 누구보다 부유하게 살고 있었지요. 그러나 야시르는 항상 걱정이 많았습니다.

"내가 이렇게 부자이지만, 정말 행복한 걸까?"

그러던 어느 날, 야시르는 먼 곳에서 지혜롭다는 나자렛의 예언자가 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의 가르침을 들으러 모여들었고, 야시르도 궁금한 마음에 그를 찾아갔습니다.

야시르는 예언자 앞에 무릎을 꿇고 물었습니다.

"스승님, 저는 모든 것을 가졌지만, 여전히 불안합니다. 영원한 행복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러자 예언자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습니다.

"너는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구나. 너는 정직하게 살고, 남을 해치지 않으며, 부모님을 공경하고 있지 않느냐?"

야시르는 자신 있게 대답했습니다.

"네, 저는 어릴 때부터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그러자 예언자는 따뜻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네게 한 가지만 더 필요하구나. 네가 가진 것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어라. 그러면 하늘의 보물을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를 따라오너라."

야시르는 순간 당황했습니다. 자신이 가진 부는 너무나 많았습니다. 큰 집, 금은보화, 많은 종들과 가축들까지…. 그것들을 포기하라니, 도저히 쉽지 않은 일이었지요.

그는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결국, 슬픈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 떠나고 말았습니다.

예언자는 그런 야시르를 바라보며 제자들에게 말했습니다.

"부자가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쉽지 않다. 오히려 낙타가 바늘귀를 지나가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

이를 듣고 있던 작은 낙타 카림은 깜짝 놀랐습니다.

"낙타가 바늘귀를 지나간다고? 그건 불가능한 일이야!"

카림은 집으로 돌아와 친구들에게 이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얘들아, 예언자가 이상한 말씀을 하셨어. 부자가 천국에 가는 건 우리 낙타가 바늘귀를 지나가는 것보다 어렵다고 하셨지 뭐야!"

그러자 지혜로운 어미 낙타가 조용히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 말씀의 뜻을 제대로 생각해 보렴. 바늘귀를 통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카림은 바늘귀를 떠올려 보았습니다. 그 조그마한 구멍을 지나기 위해서는, 등에 짊어진 짐을 모두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아! 부자도 자신의 재물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뜻이군요!"

어미 낙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습니다.

"그래, 물질에 얽매여 있다면 결코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없단다. 부자가 모든 걸 버리기 어렵듯, 우리 낙타도 짐을 내려놓아야만 바늘귀를 지날 수 있는 것이지."

카림은 그제야 예언자의 말씀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로 카림은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유'**라는 깨달음을 전하며, 다른 동물들에게도 이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들으며 깨달음을 얻었고, 점점 더 많은 이들이 가진 것을 나누며 살아가게 되었답니다.

이제 우리도 한 번 생각해 볼까요?
우리는 혹시 너무 많은 짐을 지고 있지는 않을까요?
행복으로 가는 길은 때때로 내려놓음에서 시작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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