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동화] 두 나라의 약속

by 기담

두 나라의 약속

옛날옛적, 세 개의 큰 산이 맞닿은 땅에 세 왕국이 있었다. 동쪽에는 하얀 나라, 서쪽에는 푸른 나라, 그리고 북쪽에는 붉은 나라가 있었다. 이들은 오래전부터 서로를 경계하며 살아왔지만, 때때로 거래도 하고 작은 전쟁도 벌였다.

새로운 왕이 온 날

어느 날, 하얀 나라에서 새로운 왕이 즉위했다. 그는 커다란 황금 왕좌에 앉아 세상을 내려다보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강한 왕이 될 것이다. 내게 도움이 되는 자는 살 것이며, 그렇지 않은 자는 사라질 것이다."

그는 푸른 나라와 붉은 나라를 바라보며 저울질하기 시작했다. 어느 나라가 더 많은 황금을 가져다줄까? 어느 나라가 내 명령을 따를까?

불안한 푸른 나라

푸른 나라의 왕은 걱정에 빠졌다. 하얀 나라의 새 왕은 오직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강한 자와 손을 잡고, 약한 자를 몰아냈다. 푸른 나라의 왕은 과거 하얀 나라가 자신들과 맺었던 약속을 떠올렸다.
"우리는 친구였잖아. 우린 언제나 서로를 돕기로 했어."

하지만 하얀 나라의 새 왕은 약속보다는 힘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푸른 나라의 왕을 성으로 불러들였다. "너는 나를 실망시켰다." 새 왕이 무섭게 꾸짖자, 푸른 나라의 왕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성문 밖으로 쫓겨났다.

세 나라의 거래

한편, 붉은 나라의 왕은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이제 우리의 차례야."

그는 하얀 나라의 새 왕에게 편지를 보냈다.
"너는 황금을 원하고, 나는 더 넓은 땅을 원한다. 우리 서로 도와주지 않겠느냐?"

하얀 나라의 새 왕은 이 제안이 흥미로웠다. 그는 붉은 나라의 왕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너는 서쪽의 땅을 차지하고, 나는 동쪽의 바다를 차지하겠다. 푸른 나라는 신경 쓰지 마라. 너와 나만이 세상을 나눌 수 있다."

푸른 나라의 왕은 이를 알게 되자 무서운 예감이 들었다.
"우리의 운명을 우리가 결정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숲 속의 작은 나라

그러던 중, 하얀 나라의 새 왕이 또 하나의 나라를 주시하기 시작했다. 그곳은 작은 초록 나라였다. 초록 나라는 크지 않았지만, 깊은 숲과 강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오래전부터 스스로를 지켜왔고, 외부의 왕들보다 자기들의 법을 따랐다.

하얀 나라의 새 왕은 초록 나라를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그는 초록 나라의 젊은 왕에게 말을 걸었다.
"너는 나와 친구가 될 수도 있고, 나를 실망시킬 수도 있다. 내게 황금을 바치고, 내 명령을 따른다면 안전할 것이다."

초록 나라의 왕은 조용히 숲을 바라보았다. 그는 푸른 나라의 왕이 쫓겨나는 모습을 보았고, 붉은 나라와 하얀 나라가 거래하는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결심했다.
"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결정해야 한다."

새로운 길을 찾아서

초록 나라의 왕은 마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는 스스로를 지켜야 해. 누군가에게만 의지할 수 없어. 우리가 힘을 모아야 해."

그들은 작은 불을 피우고, 서로의 손을 맞잡았다. 푸른 나라와도 대화를 나누었고, 바다 건너 다른 작은 나라들과도 힘을 합쳤다. 그리고 그들은 더 이상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기로 했다.

마지막 선택

하얀 나라의 새 왕은 기다렸지만, 초록 나라의 왕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자기 나라의 땅을 더욱 단단하게 지키고, 누구에게도 쉽게 휘둘리지 않는 법을 배웠다.

시간이 지나면서, 하얀 나라의 새 왕은 새로운 거래를 찾아 떠났고, 푸른 나라는 스스로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붉은 나라는 여전히 더 많은 땅을 원했지만, 초록 나라는 변하지 않았다.

어느 날, 초록 나라의 왕은 별이 빛나는 하늘을 보며 중얼거렸다.
"우리는 작은 나라지만, 우리의 길은 우리가 선택한다."

그리고 그는 단단한 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그것은 아무도 빼앗을 수 없는 자유의 나무였다.

– 끝 –

keyword
작가의 이전글[판결]  스토킹범죄 반의사불벌죄 적용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