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시로 별을 품다>는 한 청년 셰프의 '진심의 기술'에 대한 기록이다. 저자 문경환 셰프는 일본에서 미쉐린 스시 셰프로 성장하기까지의 여정을 솔직하고도 담백하게 풀어낸다. 이 책은 꿈을 좇는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와 열등감, 극복과 성장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책의 시작은 생선과 시장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으로 열리며, 스시 셰프로서의 철학을 보여준다. 매일 새벽 토요스 시장을 찾으며 살아 있는 생선의 생명력을 느끼고, 그것이 자신의 요리에 그대로 녹아들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은 인상 깊다. 생선을 명품보다 귀히 여긴다는 고백은 스시가 단지 음식이 아닌 예술이며 수행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일본어를 하지 못해 좌절하고, 그 열등감을 깨기 위해 월급의 대부분을 과외비에 쏟아붓는 장면이다. 단순한 '언어 공부'가 아니라, 손님에게 신뢰와 안정감을 주기 위한 '셰프의 자세'였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다르다. 그는 자신의 부족함을 외면하지 않고 직면하며, 스스로를 단련해 나간다. 그렇게 언어의 장벽을 허물고, 결국 오마카세 카운터에서 손님과 눈을 마주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스시 셰프로 성장한다.
이 책의 백미는 '라이브'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카운터 스시의 세계다. 손님과 마주한 채 요리를 하고, 몇 초 만에 결과를 확인하는 직관적인 피드백. 그 속에서 셰프는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닦는다. 스시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손님에게 120퍼센트의 여유를 주기 위해 자신을 관리한다. '화가 났을 때는 스시를 쥐지 않는다'는 고백에서는 요리에 담긴 철학과 정직함이 엿보인다.
문 셰프는 자신을 '하루살이'라고 말한다. 새벽 5시에 시장으로 나가 밤 10시에 하루를 마무리하는 삶. 그러나 그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하며, '행복 페이'를 내고 돌아가는 손님들의 미소를 통해 삶의 보람을 느낀다. 육감을 가진 '특급 셰프'가 되기 위한 그의 여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 책은 꿈을 이루기 위한 지극히 현실적이고, 동시에 지극히 진심 어린 이야기다. 스시 한 점에 깃든 혼, 밥알과 생선 사이의 정교한 밸런스, 설거지마저 감동의 시작이라 여기는 자세. 그리고 역경 속에서도 꺾이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 국화꽃 같은 멘탈. 이 책은 요리사를 꿈꾸는 사람뿐만 아니라,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걷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따뜻한 위로와 단단한 자극을 안겨줄 것이다.